아이에스동서의 자회사 부산블루코스트가 부산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고려 중이다./뉴시스
아이에스동서의 자회사 부산블루코스트가 부산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고려 중이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중견건설사 아이에스동서가 자회사를 통해 부산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해당 자회사가 설립 후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고, 이에 따른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연일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막대한 금액을 투입할 것으로 전해져 이번 케이블카 사업 추진에 이목이 쏠린다.

◇ 4년만에 재도전… 수익 창구 될까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의 자회사 부산블루코스트는 부산 남구 이기대와 해운대 동백유원지를 연결하는 해상케이블카 설치 제안서를 부산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아이에스동서는 현재 제안서 제출 시기 등을 고려 중인데, 이르면 연내 사업 제안서를 부산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부산블루코스트는 지난 2016년 같은 구간 내 해상케이블카 설치를 부산시에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부산시는 교통난과 주변 환경 훼손 문제, 사회적 기여 부족 등을 이유로 부산블루코스트의 사업 제안서를 반려했다. 4년만에 재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부산블루코스트는 아이에스동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다. 2014년 ‘아름이앤씨’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후 ‘청운산업개발’의 사명을 거쳐 2016년 ㈜부산블루코스트로 사명이 변경됐다. 아이에스동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설립 후 별다른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고, 이에 따른 손실이 이어졌다.

부산블루코스트는 설립 첫해인 2014년 9,889만원의 순손실을 거뒀다. 매출은 아예 발생하지 않았다. 사명을 청운산업개발로 변경한 이듬해는 적자 폭이 ‘억’대로 늘었다. 이후 2016년과 2017년 각각 1억원, 2억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이 기간 순손실은 80억원에 달한다. 2018년에도 순손실 13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늘었고, 지난해 3분기 기준 3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부산블루코스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업은 건축기술 및 엔지니어링서비스업, 관광 레저사업 등을 운영할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실제 회사 설립 후 별다른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케이블카 사업으로의 수익원 창출이 시급한 대목이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설립 당시 케이블카 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지만, 케이블카 사업만을 위한 회사는 아니다”라며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케이블카 사업 뿐이지만, 향후 건설업을 포함해 다른 레저 사업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손실에도 거액 투입?… “사업 승인 후 조달 계획 결정”

회사 설립 후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던 만큼 이번 케이블카 사업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부산블루코스트가 이번 사업에 투입할 비용만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일 적자를 기록 중인 회사가 투입하기에는 상당한 금액으로 보인다.

실제 부산블루코스트의 2018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8,448만원이다. 비유동성자산을 모두 더한 자산총계 또한 373억원 수준이다. 모회사인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2,460억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이와 관련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사업 비용을 책정해 놓은 것일 뿐”이라며 “사업이 부산시로부터 승인되고, 본격적으로 진행될 때 자금조달 계획과 향후 케이블카 운영 방안 등도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사업 전반을 내부에서 검토하는 준비단계”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블루코스트는 이번 부산 내 케이블카 사업으로 수익 창구 외에 생산, 취업 등 긍정적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총 1조2,800억원의 생산효과와 1만8,000명 가량의 취업 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효과에도 지역 환경단체 등의 반발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실제 부산녹색연합은 지난해 부산블루코스트의 케이블카 사업과 관련해 시민의 공공재를 사유화하고, 경관 및 환경을 훼손하는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환경 훼손과 관련해 최근 케이블카 사업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9월 강원도 양양 지역의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환경 훼손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이 사업은 양양군이 그간 지역 경제 활성화를 통해 꾸준히 추진해 온 사업이지만, 환경당국은 자연환경 등의 보호가치가 높다는 이유로 해당 사업을 백지화했다.

이에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여러 이해관계 등이 얽혀 있어 반대 여론과 찬성 여론이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사업이 실제로 진행된다면 향후 협의를 통해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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