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DGB금융·JB금융지주 등 국내 3대 지방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모두 마무리됐다. 순이익 업계 1위 자리는 BNK금융이 사수했다. 2위자리는 JB금융이 DGB금융을 제치고 차지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BNK금융 사옥, JB금융 여의도 사옥, DGB대구은행 본점 사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지방금융지주사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무서운 성장세를 보인 JB금융지주가 DGB금융지주를 제치고 업계 순이익 2위 자리를 오른 것이다. 실적 부진에 빠진 DGB금융지주 입장에선 자존심에 생채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 JB금융, DGB금융 제치고 순이익 업계 2위 등극 

BNK·DGB금융·JB금융 등 국내 3대 지방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모두 마무리됐다. 순이익 업계 1위는 어김없이 BNK금융이 차지했다. BNK금융은 지난해 지배지분 기준 순이익 5,6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전년대비 601억원(12.0%) 증가한 실적이다. 

BNK금융은 “은행의 순이자 마진 하락으로 이자이익은 감소했지만 건전성 개선에 따른 대손비용 축소와 비은행계열사 및 비이자 수익 증가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우수한 실적 덕분에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재선임에도 성공했다. BNK금융는 지난 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업계 2위 자리는 JB금융지주가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큰 폭의 순이익 성장세를 보인 JB금융지주는 DGB금융을 제치고 처음으로 업계 2위에 올랐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지배지분 기준 연간 당기순이익 3,419억원을 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41.6% 증가한 규모다. JB금융은 경상적 순이익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주요 경영 지표인 지배지분 자기자본이익률(ROE) 10.2%, 연결 총자산순이익률(ROA) 0.77%를 기록, 우수한 수준을 보였다. 

JB금융은 최근 몇 년간 매서운 성장세를 보인 곳 중 하나다. 작년 순이익은 2015년(1,147억원) 비교하면 198% 성장한 규모다. 특히 지난해에는 김기홍 회장의 내실경영이 빛을 발하면서 실적과 자본 안정성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위 자리를 뺏긴 DGB금융은 홀로 쓴잔을 마시게 됐다. DGB금융은 3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 감소세를 보였다. 

DGB금융의 지난해 지배 지분 기준 순이익은 3,2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한 규모다. DGB금융 측은 “2018년에는 하이투자증권 인수관련 염가매수차익 약 1,600억원이 반영된 점을 감안할 때 2019년 경상적인 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 DGB금융 홀로 순이익 감소… 흔들리는 시장 입지 

 DGB금융 김태오 회장이 수익 개선을 놓고 고심이 깊어갈 전망이다. /뉴시스

DGB금융은 최근 몇 년간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도 순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작년 4분기 실적까지 더해진 연간 실적 규모로는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20.2% 증가한 2,823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지 않아 일회성 비용이 크게 감소한데다가 대손 충당금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에 DGB금융의 수장인 김태오 회장의 어깨는 더 무겁게 됐다. 경상이익을 개선됐다고 하지만 업계 순위 경쟁에서 밀린 점은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 경영의 의지를 밝혔지만 침체된 투자 심리가 살아날지는 미지수다. 

DGB금융은 12일 김태오 회장이 자사주 5,000주를 장내매수 했다고 13일 밝혔다. 그가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취임 후 세 번째다. 이번 매입으로 김태오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1만5,000주로 늘어나게 됐다.

DGB금융은 이날 “CEO뿐 아니라 경영진, 비롯한 임직원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며 “최근 장기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인한 금융산업 전반의 주가 하락과 자본시장 저평가의 와중에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경영 실천의지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업계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선 은행업황이 저금리 기조로 안 좋아지고 있는 만큼 비은행 부문 이익 확대가 경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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