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中 관광객 입국제한 및 위기단계 ‘심각’ 상향 조치 이뤄져야”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8일 오후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신종코로나 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시사위크|용산=제갈민 기자  해외여행 이력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이 없는 환자가 지난 16일(2명)에 이어 18일 오전에 추가로 1명(31번째 감염확진 환자)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의협 임시회관에서 ‘신종코로나 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대응에 대한 견해 및 향후 조치 방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후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났다”며 “이 기간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정부의 1차적 방역은 냉정히 판단해 사실상 실패했다고 봐야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관협의체 구성 및 보다 현실적인 지침이 마련돼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내 지역사회 감염의 확산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며 “1주일 전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지역으로 우리나라를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 다녀온 적도 없고 어디에서 감염됐는지도 알 수 없는 3명의 추가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것을 지적하면서 “객관적인 지역사회감염 확산의 증거가 쌓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최 회장은 실효적 지침마련의 일환으로 우선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현재 ‘경계’ 단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 후 중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입국 제한 조치를 검토할 것을 제시했다.

위기경보 수준 ‘심각’ 단계 상향과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입국 제한 조치를 제안한 이유는 현재 중국 전역에서 감염환자 및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감염환자는 7만명, 사망자는 1,70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최근 새로운 확진 기준을 적용하자 하루 확진자수가 1만5,000명으로 늘어났다.

의협은 중국발(發) 입국자에 한해 실시하는 ‘특별입국절차’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최 회장은 “특별입국절차라고 해봐야 체온을 잰다든지 국내 입국 후 거주 장소와 연락 가능한 휴대폰 번호 등 신원 파악 정도 아니냐”며 “이런 조치는 실제 해외 감염병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방역 목적을 달성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들의 국내 입국에 대해선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조치를 통해 해외에서 들어오는 바이러스 총량을 최대한 줄여야만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31번째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대구에서 나타난 것과 관련해 “코로나19는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현재까지의 방역 대책에 대해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해 보이는 만큼 현 실태를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효율적인 민관협력체계가 마련될 수 있게 정부는 즉시 논의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인접국 일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중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후베이성으로 한정한 국가 중 한 곳으로, 지역사회 감염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일본 역시 지역사회에서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일본은 최근 입국 제한 중국 지역을 후베이성에서 저장성으로 확대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중국인 입국 제한을 일부 지역에 국한해 조치한 국가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대목이다.

이어 ‘사전예방의 원칙’을 상기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아직까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와 이로 인한 감염증에 대해 어떠한 전문가도 확실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며 “훗날 지나친 대응이었다고 반성할지언정, 국민의 생명을 우선으로 하는 원칙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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