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어깨가 무겁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어깨가 무겁게 됐다. 하림은 물론,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올 주총에서 주주들의 쓴소리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 자회사 줄줄이 실적 부진… 주주들 쓴소리 내놓나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하림지주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0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1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조3,486억원으로 전년보다 0.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163억원으로 40.2% 감소했다. 

하림지주 측은 실적 부진 이유에 대해 “생계시장 수급 불균형 및 양돈시장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으로 인한 소비 감소로 시세 하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방송채널 송출수수료 인상 △환율변동으로 인한 외환차손 증가 △기타손실 발생 등도 손익 변동 배경으로 제시했다.  

하림그룹의 주요 자회사들은 이와 관련된 이슈로 지난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냈다. 우선 주력 계열사인 하림은 대규모 영업 적자를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4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74% 줄어든 8,05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전년(-121억원) 보다 악화된 399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생계 시세 하락으로 매출이 줄고 관계기업 손실에 대한 지분이 반영되며 이익이 줄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팜스코의 실적도 좋지 못했다. 팜스코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대비 14.6%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7억3,775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외에 엔에스쇼핑 역시 지난해 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들 회사는 모두 상장사로 내달 정기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팜스코 3월 25일, 엔에스쇼핑이 27일, 하림 30일, 하림지주는 31일에 각각 주총 개최가 예정돼 있다. 실적이 부진한 만큼 경영진의 어깨도 무거울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최근 몇 달 새의 주가 흐름도 지지부진한 양상을 이어온 만큼 주주들의 따가운 눈총이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김홍국 회장의 마음도 편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내달 하림, 팜스코, 선진 등 계열사 3곳에서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3개 회사는 올 주총에서 그의 연임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연임안이 불발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주주들 사이에서 쓴소리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에선 국민연금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팜스코의 지분 6.87%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국민연금은 ‘과도한 겸직’ 등을 이유로 김 회장의 연임안이 상정될 때 반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총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