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시스템 개선 등 경영효율화 작업에 착수한 형지엘리트가 상반기 실적 반등에 실패했다. / 형지엘리트
유통 시스템 개선 등 경영효율화 작업에 착수한 형지엘리트가 상반기 실적 반등에 실패했다. / 형지엘리트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교복 제조업체 형지엘리트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유통구조를 단순화시키는 경영효율화 작업과 10대를 겨냥한 맞춤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도 경쟁사에 못 미치는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 상반기 빨간불, 5년 적자 이어가나

형지엘리트가 사명에 걸맞지 않은 성적으로 고심하고 있다. 국내 교복 완제품 시장의 76%를 차지하는 4대 메이저 업체로서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형지엘리트가 적자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칫 5년 연속 적자를 남길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최근 공시된 형지엘리트 반기보고서(6월 결산법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사업년도 상반기(연결기준)에 763억원을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영업손실액(1억원)은 동일했고 순손실(14억원)은 -4억원이 늘었다.

비록 교복업계 성수기인 3분기(1월~ 3월)가 아직 포함되지 않은 기간 동안의 집계지만 벌써부터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브랜드 설립 50주년을 맞았던 지난 2019년도에 형지엘리트는 3‧4분기에만 3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69년 제일모직 학생복 브랜드로 출발한 엘리트는 2013년에 패션그룹 형지에 편입돼 2년 뒤 현재의 형지엘리트로 사명이 변경되었다.

형지에스콰이어 등 연결대상 기업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형지엘리트의 부진은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28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7% 감소했다. 영업흑자는 동기간 71%가 줄어든 4억원에 그쳤다. 매출 1,000억원의 문턱에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형지엘리트는 600억원대 벽마저 무너질 수 있는 지경에 놓이게 됐다.

◇ 나홀로 뒷걸음치는 ‘엘리트’

주축인 교복 사업이 흔들리고 있어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해(2019년) BtoB(기업 유니폼)와 교육사업 매출 비중이 반등한 반면, 엘리트사업은 전년(2018년) 대비 12%p 축소됐다. 유통 구조를 단순화 시키는 경영효율화 작업에 착수하고도 수익 증대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형지엘리트는 ‘본사-지역총판-대리점-소비자’로 이어지는 유통망 중 허리에 해당하는 총판을 없앴다. 본사가 직접 대리점을 관리하는 지점 관리 체제로 유통비 절감 등의 효과가 기대됐었다. 이와 동시에 1020세대 공략을 위한 웹드라마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올해 반기)학생복은 전년 대비 매출 상승했으나,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패션사업의 FW매출 감소, 경기 불황으로 인한 B2B사업 거래선 변동의 이유로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며 “현재 유통 정비로 수수료 등에 대한 비용은 절감됐고, 이외의 영업력 강화 등 전방위적인 노력들로 전년 대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형지엘리트의 부진은 경쟁사 중 유일하다시피 하다. 아이비클럽(6월 결산법인)은 지난해에 전년 보다 두 배 가량 높은 63억원의 영업익을 거뒀다. 9월 결산법인인 스마트도 71억원의 호실적을 남겼다. 더엔진의 스쿨룩스(6월 결산법인)도 동기간 영업이익이 4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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