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엔도텍 이천공장 전경. / 내츄럴엔도텍
내츄럴엔도텍 이천공장 전경. / 내츄럴엔도텍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헬스케어 신소재 연구개발 기업 내츄럴엔도텍이 불안한 앞날과 마주하고 있다. 뷰티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를 도출하며 서서히 가짜 백수오 파동의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계속된 손실로 인해 상장사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는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

◇ 백수오 파동 후유증에… 상장사 자격 위태

내츄럴엔도텍이 ‘상폐 쓰나미’ 우려가 커진 코스닥 업체에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 2015년부터 4년 연속 영업손실 발생으로 관리종목 상태에 놓여있는 내츄럴엔도텍은 지난해마저 흑자 전환해 실패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최근 금융감독원 공시 내용에 따르면 내츄럴엔도텍은 지난해(별도기준‧잠정) 81억원의 영업손실과 함께 1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손실 규모를 대폭 축소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흑자와 거리가 멀다. 매출액(66억원)도 동기간 26%가 줄어들며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관리종목 지정 사유도 새롭게 추가됐다.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연도의 법인세 차감 전 순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어섰다. 5년 연속 영업손실 발생과 마찬가지로 2019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내츄럴엔도텍은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28조에 따라 관리종목지정 사유가 추가될 수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7위까지 오르며 건실한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던 내츄럴엔도텍은 2015년 백수오 파동이 터지면서 사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간판 상품인 백수오에 독성 이물질(이엽우피소)이 혼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을 샀다. 타격은 컸다. 당해 연매출은 3분의1토막이 났고 100억대 적자를 남겼다.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고 수십건의 민형사 소송에서 승리했지만 소비자 불신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았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정상화에 고삐를 당기며 후유증 극복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해외의 문을 적극 두드렸다.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 독일의 유명 드럭스토어 인 DM에서 갱년기 카테고리 1위에 오르는 경사도 있었다. 필리핀에서는 현지 기업과 손잡고 여성 갱년기 제품 ‘ANGEL-E’를 선보였다. 또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에 ‘마이크로 패치’를 출시하며 뷰티 기업으로 불륨을 키워나갔다.

다각적인 자구 노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재무건전성 등 펀더멘탈이 견고해 유예 가능성은 남아있다.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환사채(CB)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되면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발효 시점이 2021년부터라 크게 우려할 사항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내츄럴액도텍에 300억 투자를 감행한 루터PE는 기업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사모펀드로 알려진 것도 희망적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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