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찬란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찬란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봄 햇살처럼 따스하고, 봄바람처럼 상쾌한 영화가 온다. 지난해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관왕(한국영화감독조합상‧CGV아트하우스상‧KBS독립영화상)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의 이야기다. 올봄, 극장가를 훈훈하게 물들일 수 있을까.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갑자기 일마저 똑 끊겨버린 영화 프로듀서 찬실(강말금 분). 현생은 망했다 싶지만, 친한 배우 소피(윤승아 분)네 가사도우미로 취직해 살길을 도모한다.

그런데 갑자기 소피의 불어 선생님 영(배유람 분)이 누나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장국영이라 우기는 비밀스런 남자(김영민 분)까지 등장한다. 새로 이사 간 집주인 할머니(윤여정 분)도 정이 넘쳐흐른다. 평생 일복만 터졌던 찬실에게 전에 없던 복도 들어오는 걸까.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찬실로 분한 강말금 스틸컷. /찬란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찬실로 분한 강말금 스틸컷. /찬란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평생 일복만 터졌는데 실직 후 전에 없던 복이 굴러들어오는 찬실의 이야기를 기발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단편영화 ‘겨울의 피아니스트’(2011), ‘우리순이’(2013), ‘산나물 처녀’(2016) 등으로 큰 주목을 받은 신예 김초희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는 큰 역경 앞에서도 자신만의 생각과 방식대로 삶을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 찬실의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내 공감과 웃음을 선사한다. 인생의 굴곡에 잠시 주춤하지만, 다시 일어나 씩씩하게 삶을 마주하는 찬실을 따라 웃고 울다 보면, 어느새 위로를 얻게 된다.

찬실을 둘러싼 주변인들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오늘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지만 애써서 충실히 살아내는 집주인 할머니 복실과 건망증이 심하고 단순하지만 한시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 소피가 각자의 인생을 어떻게 대하고 살아내는지 담아내며, 잊었던 삶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발견하게 한다.

신선한 케미를 발산한 ‘찬실이는 복도 많지’ 배우들. /찬란
신선한 케미를 발산한 ‘찬실이는 복도 많지’ 배우들. /찬란

배우들도 호연을 펼친다. 찬실 역으로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강말금부터 김영민‧윤승아‧배유람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신선한 ‘케미’를 발산한다. 여기에 명불허전 윤여정이 두말할 필요 없는 내공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김초희 감독은 “삶의 위기는 늘 느닷없이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며 “미리 알 수 있어 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뒤엉켜버린 삶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보지만 가끔은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질 때도 있다. 슬기롭게 헤쳐나길 길은 없는 걸까. 다시 용기를 내고, 희망을 꿈꾸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러닝타임 96분, 오는 3월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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