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김성환, 금태섭 면담… 지도부 ‘물밑 조정’ 모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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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총선' 논란이 격해지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가 조정에 나선 모양새다. 해당 논란은 금태섭 의원(오른쪽)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조국백서'에 참여한 김남국 변호사가 공천 신청을 하면서 불거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른바 ‘조국 총선’ 논란이 격해지자 ‘교통정리’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20일 “금태섭 의원과 김남국 변호사 다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출마자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이 대표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실장은 “따라서 우리당의 훌륭한 재원들이 소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해보시겠다는게 이 대표의 현재까지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마지를 정리하는) 방법은 내가 머리가 짧아 잘 모르겠다”며 “두분이 다 우리 당의 훌륭한 자산이고 재원이어서 이들이 훌륭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조국백서추진위원회’, ‘조국수호’ 촛불집회 등에 참가한 김 변호사가 금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공천 신청을 하면서, 민주당은 ‘조국 총선’ 프레임에 휩싸이게 됐다. 특히 금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표결 시 당론과 다른 행보를 보여 김 변호사의 출마 선언으로 인해 ‘자객 공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논란이 일자 당내 의원들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바닥 표심이 싸늘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게다가 두 사람이 연일 ‘조국 총선’ 프레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면서 지지층 사이에서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에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이 대표가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이 대표의 메시지 발표에 앞서 김 실장과 박광온 최고위원이 대표실 옆 당대표 비서실에서 금 의원과 25분여간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날 면담은 박 최고위원이 금 의원의 입장을 듣고자 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최고위원은 ‘조국 총선’ 논란 초기 의원들의 우려 의견을 모아 지도부에 전달한 바 있으며,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이기도 하다.

김 실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금 의원의 소회를 듣긴 했는데 이 자리에서 말하긴 어렵다”며 “우리가 민주적인 절차와 당의 포용성 등을 고려해 슬기롭게 잘 해결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금 의원과 김 변호사가 경선에서 만날 것인지에 대해선 “그건 답이 정해져있지 않다”며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한편으로 포용성과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측면이 있고 여러가지를 고려해 지도부가 판단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선대위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나 “큰 방향은 정리가 됐다”며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무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 선대위장의 발언과 박 최고위원·김 실장이 금 의원을 따로 면담한 것을 감안하면, 당 지도부가 물밑 조정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구에 전략공천 하거나 비례대표를 주는 방안 등이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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