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온라인과 해외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3년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은 에이블씨엔씨의 뷰티 편집숍 '눙크'. / 에이블씨엔씨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온라인과 해외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3년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은 에이블씨엔씨의 뷰티 편집숍 '눙크'. / 에이블씨엔씨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H&B스토어의 등장 등 경영환경 변화로 인해 화장품 로드숍들이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에이블씨엔씨가 상승 기로에 들어서고 있다. 3년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에이블씨엔씨의 위기 탈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 혹한 시달리는 1‧2세대 화장품 로드숍

H&B(헬스앤뷰티)스토어에 밀려난 화장품 로드숍의 혹한기가 계속되고 있다. H&B스토어의 기세를 이겨내기도 버거운 와중에 시코르, 세포라 등 국내외 뷰티 편집숍까지 출몰하면서 냉기가 가시지 않고 있다. K-뷰티의 초석을 다진 로드숍 브랜드들이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2세대 로드숍 브랜드에 해당하는 중견업체들의 경영난에 계속되고 있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은 지난해 영업익(109억원)이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66%가 감소해 63억원에 그쳤다. ‘토니모리’는 매출 감소를 이겨내고 수익성을 대폭 개선시켰지만 영업익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네이처리퍼블릭’는 지난해 3분기까지 91억원의 영업손실이 쌓여있는 실정이다.

이들 브랜드보다 선배격인 대기업 계열의 1세대 로드숍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모레퍼시픽에 속한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 5,5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626억원)은 동 기간 22%가 빠졌다. 로드숍 뿐 아니라 면세 채널 매출이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디지털 채널 활성화에 힘 쓴 ‘에뛰드’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때 영업익 1,000억원 돌파를 앞뒀던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200억원 달성도 버거운 상태다.

◇ 단일 버리고 멀티로… 미샤, ‘나홀로 축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로드숍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업계 전체에 먹구름이 가득한 가운데서도 ‘미샤’의 에이블씨엔씨가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 한가닥 희망 섞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을 22% 신장시키면서 3년 만에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영업익은 흑자(18억원) 전환됐다. “온라인, 해외중심의 매출 성장과 함께 제조원가 및 고정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증대시켰다”는 설명이다.

실제 온라인 사업 부문 매출은 2018년 292억원에서 지난해 384억원으로 31% 상승했다. 에이블씨앤씨는 새 사업 모델을 마련해 온라인 역량을 더 키운다는 방침이다. 해외 사업도 실전 개선을 견인했다. 유럽과 남미, 중동 등 신규 시장 활로를 넓힌 덕에 해외 부문 지난해 매출은 1,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했다. 단일 브랜드만 취급하는 로드숍의 전통에서 벗어나 멀티 브랜드숍(눙크)으로 환골탈태했다. 에이블씨엔씨는 현재 40여 곳인 눙크 점포를 올해 15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의 노력으로 반등의 기반이 확실히 잡힌 만큼 올해는 더욱 공격적인 사업 전략으로 더 좋은 실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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