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 2주간 기숙사 1인 1실 격리 생활
계절학기·2학기 학사일정 지장 없도록 여름방학 1∼2주 단축
경북대 관계자 “이번주가 고비… 지켜보고 향후 대응책 논의”

대구경산 지역의 대학교들이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1학기 학사일정을 조정하고 나섰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대구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홈페이지 메인 안내문 /각 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대구·경산 지역의 대학교들이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1학기 학사일정을 조정하고 나섰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대구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홈페이지 메인 안내문 /각 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19(코로나19) 사태로 일부 대학교의 학사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대구와 인근지역 대학교들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대부분의 대학교가 학사일정 연기를 확정했으며, 기숙사에 거주 중인 학생들에게는 자택으로 귀가 조치를 지시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대구시에 위치한 경북대학교와 계명대학교, 그리고 인접한 경북 경산시 소재 영남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구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 등의 대학교는 개강일을 기존 3월 2일에서 2주 늦춘 3월 16일로 연기했다.

해당 지역 대부분의 대학교가 기숙사에 잔류하고 있는 내국인 학생들에 대해 전원 귀가 조치 했다.

24일 대구·경산 지역에 위치한 대학교들은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해 이번주까지 기숙사 입실을 허가한다. 그러면서 기숙사에 잔류하고 있던 한국인 학생들에게는 우선 자택으로 귀가 후 개강일인 3월 16일에 맞춰 입실을 할 것을 통보했다.

중국인 등 유학생들에 한해 오는 27일까지 기숙사 입실을 허가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유증상 발병 최소 기간이 14일인 점을 감안해 다음달 12일까지 격리 조치를 행하면서 확진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다. 해당 대학교 학생처는 해당 학생들에게 앞으로 2주간 1인 1실을 이용하며 자가 격리 조치가 행해진다는 설명을 서류나 구두로 충분한 안내를 한 뒤 기숙사 입실을 허가하고 있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대구 외 지역 학생들에게 기숙사 퇴거 조치를 명한 이유는 이들과 접촉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또 중국인 유학생들의 격리 기간인 2주 기간이 지난 3월 13일부터 토요일, 일요일을 활용해 해당 학생들이 거주한 격리 생활관을 비롯한 기숙사 건물 전체에 대해 소독·방역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후 3월 16일 개강과 동시에 기숙사 거주 신청을 한 학생들의 입실을 허가한다.

실제 경북대학교·계명대학교·대구가톨릭대학교·대구대학교 등에서 외국인 유학생 격리 생활관으로 사용하는 기숙사에 한국인 학생은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 경북대학교는 대학원 재학생들이 과제로 인해 학부 연구실을 이용해야하는 등 학교에 거주해야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선 사유서를 받고 이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기숙사 거주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특히 계명대학교는 교직원 일부가 현재 외국인 유학생들이 자가 격리 생활관으로 사용하는 기숙사에서 함께 자가 격리 생활을 하며 학생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학교와 인접한 경산시 하양읍사무소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진 환자로 알려짐에 따라 학교 출입자에 대해 인적사항 파악, 교내 방문 목적 등을 세세히 점검하는 등 외부인의 교내 출입을 최소한으로 통제하고 있다.

대구·경산 지역 대학교는 이번 사태로 개강 일정이 2주 정도 밀리면서 학사 일정 조율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교 1학기 학사일정은 1∼16주차로 계획돼 있다. 다만 이 기간 중 16주차는 보충강의 주간으로 교수가 선택적으로 강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경북대학교와 영남대학교, 대구대학교는 보충강의 주간을 줄여 1학기를 학사일정을 15주차까지 계획해 여름방학 기간을 1주일 줄이는 것으로 잠정 확정했다. 계명대학교와 대구가톨릭대학교 등은 학사일정을 16주차까지 계획해 방학 기간을 2주간 줄이는 것으로 계획 중이다.

일각에서는 학사일정 연기로 학생들 1학기 성적 확정과 국가장학금 신청 등에 지장이 생기지는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대학교 관계자들은 학사일정이 2주 정도 미뤄지는 것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북대학교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더 심해지지 않는 경우에 현재 계획한대로 학사일정을 진행하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교육부와 협의해 조율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북대학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현재 대구와 경산 등 대학교가 밀집한 지역에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이번주까지 동태를 살펴야 한다”며 “대구 지역의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인근 대학교, 교육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학사일정 조정이나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대구·경산 지역의 각 대학교에 재학 중인 중국인 학생을 비롯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에 우려를 표하며 휴학에 대해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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