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6 06:19
[윤여진의 ‘직설’] 감염 재난 보도, 언론이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것
[윤여진의 ‘직설’] 감염 재난 보도, 언론이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것
  •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 승인 2020.02.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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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적 관계를 복원하는 재난보도로 거듭나야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주말을 지나면서 우리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의 위험지대가 되었다. 며칠사이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8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9명에 달했다. 온 나라에 불안과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정부는 지금의 상황을 ‘심각단계’로 격상하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역대책에 임하며 국민들에게 철저히 예방과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며칠 사이 우리는 모든 일상이 마비될 지경이 되었고, 신종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여야 할 상황에 놓였다.

언론은 질병관리본부의 언론브리핑을 통해 감염증 확진자의 발생지역, 동선에 대한 공개를 충실히 보도하며 전국으로 확산된 바이러스와 관련된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고 있다. 그 보도를 본 국민들은 위험지역을 피하고 모임과 행사를 자제하며 스스로 예방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공권력을 총 동원하고 있고 국회는 추경예산을 통해 감염 확진자 집중 발생지역에 대한 대책 등을 강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안전함에 대한 과도한 신뢰가 하루아침에 땅에 떨어져서일까. 불안과 공포는 ‘알 수 없음’과 ‘믿지 못함’에서 비롯된다. 나에게도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다는 공포감과 불안감은 관계를 단절시키고 ‘나’와 ‘우리’를 중심으로 울타리를 치게 했다. 1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가장 우선적으로 지금의 위기를 만든 지역을 향해 울타리와 장벽을 만들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은 우리의 울타리 밖에 있는 곳이고, 공포의 진원지로 오히려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보수 정치인과 보수 언론이 우한지역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고통 받는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코로나19’가 아닌 ‘우한폐렴’이라고 명명을 고집하는 이유는 중국은 철저히 ‘우리’ 밖에 있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량 발생한 대구의 지방자치단체장이 제발 ‘대구폐렴’으로 부르지 말아달라며 울먹이는 모습은 중국을 향해 만들어 놓았던 울타리가 얼마나 허약하고 이기적인 것이었는지 보여준다. 

바이러스로 고통 받는 사람의 입장과, 보도하는 사람도 바이러스로 고통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고 보도해야 한다. 구체적인 지역명과 함께 바이러스 이름을 붙이는 일은 차별과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일이고, 반인권적인 행위이다. 재난보도를 담당하고 있는 언론은 인권보도의 관점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또한 상황을 중계하듯이 보도하면 국민들은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온갖 허위정보가 난무하게 된다.

감염병 재난보도의 목적은 예방과 극복이고, 재난극복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시스템을 점검하고,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태가 마무리 되면 정부가 예방시스템을 철저히 준비할 수 있도록 평가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재난영화를 보면 알 수 듯이 재난은 모두가 처한 다른 상황과 스토리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재난을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은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다.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는 지역사회 확산과 집단감염으로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감염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종교단체 신천지에 대해서도 온갖 허위비방 정보가 난무하다. 바이러스에 일부러 걸리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도 피해자다. 그러나 우리에게 전달된 보도는 ‘대구경북’ ‘신천지’가 부정적 의미로 반복적으로 입력되고 있다. 바이러스를 확대재생산 하고 있는 곳에 대한 응징과 제발 나에게까지 바이러스가 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 멈추게 된다. 

재난의 극복은 모든 사람들이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이고, 고통 받은 사람들에 대한 어루만짐이다. 정부가 재난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재난상황으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 감염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 사회적 낙인으로 인한 정서적 고통에 대한 위로의 마음이 전달되도록 하는 언론과 미디어가 필요하다. 재난은 우리 모두가 피해자이고 모두가 함께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도 재난보도를 담당한 언론의 몫이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프로필 

(현) 언론개혁시민연대 운영위원
(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전문위원
(현) 한국인터넷자율정책위원회 검색어검증위원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