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고 매출을 올린 에이스침대가 올해 장수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뉴시스
지난해 최고 매출을 올린 에이스침대가 올해 장수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침대업계 1위 에이스침대가 지난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건설업 등 전방산업의 침체로 인한 건자재 및 가구업계의 부진을 감안하면 더욱 돋보이는 성적표다. 하지만 사외이사 ‘역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행법 개정으로 인해 올해 ‘장수 사외이사’의 교체가 불가피한 전망이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매출액 2,77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고, 순이익은 423억원으로 전년 대비 47.6% 늘었다. 지난해 지역 거점 매장인 ‘에이스스퀘어’를 20개 수준으로 늘린 것이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며 꽃길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사외이사 역풍이라는 변수를 맞았다. 에이스침대는 이사회 중 1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데, 이 사외이사를 올해 주주총회에서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에이스침대의 유일한 사외이사는 명승진 사외이사로, 2002년 신규 선임된 후 18년간 유일한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다. 명승진 사외이사는 제일은행 지점장을 역임한 것 외에는 주요경력이 전무하다. 특히 명승진 사외이사는 18년의 사외이사 재직 기간 중 2018년 8월 ‘임시주주총회 소집의 건’ 안건 상정 당시 이사회에 불참한 것 외에는 이사회 안건에 단 한 차례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경영 감시와 대주주의 전횡 견제’라는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작동했을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호시절도 이제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지난달 상장사의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서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외이사 임기는 한 회사에서 6년, 계열사를 포함한 회사에서 9년으로 제한된다. 또한 계열사에서 퇴직한 후 3년이 지나야 상장사의 사외이사가 될 수 있는 등 자격요건도 강화된다. 이번 시행령의 목적은 사외이사 임기 제한함으로써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그간 장수 사외이사의 경우 대주주가 속해있는 이사회에 오랜 기간 참석해 온 만큼 독립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재직 기간이 길수록 사외이사 제도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장수 사외이사를 두고 ‘거수기’라는 오명이 씌어진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상장사들은 6년 이상 재직 사외이사와 계열사 포함 9년 이상 재직 사외이사 중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를 재선임할 수 없게 된다. 에이스침대 역시 18년간 장기 재직한 명승진 사외이사과의 인연을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  

에이스침대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18년간 재직한 장수 사외이사를 급작스레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서다. 특히 18년간 이사회 안건에 대해 단 한 차례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는 등 ‘친(親) 오너’ 성향을 보여온 만큼 사외이사 교체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관련 시행령에 대해 회사 측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향후 사외이사 재선임 진행 방향에 대해 검토 중으로, 현재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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