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1 13:39
[코로나19 후폭풍] ‘대구·경북 봉쇄’ 정치 논란
[코로나19 후폭풍] ‘대구·경북 봉쇄’ 정치 논란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02.25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고위당정청 협의회가 열렸다./뉴시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고위당정청 협의회가 열렸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초기 부실 대응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5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내놓은 대구·경북(TK) 지역 ‘최대한의 봉쇄 조치’ 방침이 논란이 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고위당정청 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현 단계에서 바이러스 전파를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대구·경북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 통상의 차단 조치를 넘는 최대한의 봉쇄조치를 시행하겠다”며 “봉쇄 조치는 이동 등의 부분에 대해 일정 정도 행정력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홍 대변인이 언급한 ‘최대한의 봉쇄’ 표현은 중국 우한의 사례처럼 정부가 대구·경북으로의 출입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민주당은 논란이 일자 고위당정협의 후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최대한의 봉쇄 정책을 시행한다’는 의미에 대해 “방역망을 촘촘히 해 코로나19 확산 및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의미하며, 지역 출입 자체를 봉쇄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까지 격앙된 반응이 표출됐다. 특히 야당은 정부가 중국인 입국은 막지 못하면서 TK에 상처를 주고 있다며 총공세를 퍼부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행정안전부 합동으로 배포한 코로나19 관련 보도자료에 ‘대구 코로나19’라는 표현을 사용해 비판이 일자 사과한 바 있다.

4·15 총선을 40여일 남겨둔 상황에서 거듭 불거진 정부여당의 ‘코로나19’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으로 TK 지역의 민심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 통합당 “대못질하는 못된 정권”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대구 봉쇄’라는 단어를 꺼낸 것이 우한 봉쇄처럼 대구시를 차단하겠다는 것인가.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정부가 ‘대구 코로나’란 표현으로 대구 시민에게 큰 상처를 준 것도 모자라 ‘대구 봉쇄’란 말까지 쓰는 것”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이어 “대구·경북 지역 안팎에서 더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하지만 시민과 도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는 사용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희경 통합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중국 봉쇄는 못하면서 국민들에게는 봉쇄 들먹이며 대못질하는 못된 정권”이라며 “출입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서둘러 해명했지만 이미 대구ㆍ경북민의 가슴은 무너진 다음”이라고 날을 세웠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 19 관련 브리핑에서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섣불리 이용해선 안 된다”며 “봉쇄라는 단어가 갖는 부정적 의미가 경우에 따라서는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질문이 나오는 것 같다. 당정청의 진의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또한 브리핑에서 “봉쇄의 진의를 몰라 답을 할 수 없으나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비판과 함께 민주당 TK 지역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부겸 의원도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정청 회의에서 봉쇄조치라는 표현이 사용돼 불필요한 논란이 일었다”며 “급하게 해명하기는 했지만, 왜 이런 언행이 계속되는지 비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오해받을 수 있는 배려 없는 언행을 삼가 달라”며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는 뜻이겠지만, 그것을 접하는 대구·경북 시민들의 마음에는 또 하나의 비수가 꽂혔다”고 강조했다.

◇ 당정청 “방역 통한 봉쇄 의미” 해명

논란이 더욱 확산되자 당정청은 ‘지역 출입 봉쇄가 아니라 방역망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다시 해명에 나섰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추가 브리핑에서 “봉쇄와 완화는 방역 전문용어”라며 “일반적인 지역 봉쇄의 의미가 아니다. 중국 우한 봉쇄를 연상하듯, 대구·경북을 고립하는 것처럼 기사가 나가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코로나19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방역을 통해) 봉쇄한다는 의미”라며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 차단과 주민 건강을 위해 정부여당은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도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아침 고위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한다는 표현이 있으나, 이는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19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뜻임을 분명히 밝히라고 대변인에게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방역 용어로서 ‘봉쇄 전략’이란 감염병 초기 단계에서 추가 확산을 차단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해당 박스는 '광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