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의 유무에 따라 인상이 다르게 보이기도 해 최근 탈모를 치료하려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사진은 하이모 광고 신문편 모델 배우 김광규 씨. / 하이모 광고캠페인 신문편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동양인들의 탈모치료에 대한 관심이 서양인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서도 탈모를 치료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탈모가 질환이라는 인식이 적었던 과거에는 치료를 시도조차 하지 않고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되고 임상시험 결과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임에 따라 젊은 세대부터 고령층까지 탈모 치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의 2030 젊은 세대들은 탈모 증상으로 인한 외모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여성환자 미포함)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 해 국내에서 남성형 탈모(안드로젠탈모증·L64)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총 1만7,939명이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는 30대이며, 이어 20대, 40대, 50대 순이었다.

/표=한국MSD
지난 2017년과 2018년 국내에서 남성형 탈모로 인해 병원을 찾은 환자수와 연령별 비중. /표=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난 2018년 남성형 탈모로 병원을 찾은 30대는 5,722명으로 전체의 31.90%를 차지했다. 이어 환자수가 많은 20대는 4,808명으로 26.80%를 차지해 전체의 과반수 이상(58.70%)이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는 4,314명(24.05%), 50대가 1,831명(10.21%)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17년에도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해가 지날수록 환자수는 소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의약품 시장·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남성형 탈모 치료제 국내 판매 1위인 프로페시아(한국MSD)의 판매량(unit)은 2014년 대비 2018년 약 28% 증가했다. 프로페시아의 최근 5년간 판매량은 △2014년 2,100만정 △2015년 2,200만정 △2016년 2,300만정 △2017년 2,610만정 △2018년 2,690만정으로 집계됐다. 5년간 판매량이 1억정을 돌파한 한 것. 프로페시아는 피부과 전문의 처방이 있어야 구매가 가능한 전문의약품임에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탈모를 치료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병원을 찾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MSD
아이큐비아가 조사한 지난 2018년 프로페시아 국가별 매출 비중 현황. /한국MSD

또 독특한 점은 프로페시아의 매출 비중이 한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유독 높다는 점이다. 아이큐비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프로페시아의 국가별 매출 비중은 한국과 일본이 각 30% 정도로 전 세계 매출의 약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전 세계 매출 비중을 비슷한 수준으로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일본 역시 한국과 비슷한 수의 탈모 환자가 치료를 행하고 있다는 것으로 유추 가능한 대목이다.

반면 아메리카 및 유럽에서 높은 매출을 보이는 국가는 미국과 이탈리아로, 미국은 같은 해 전 세계 매출 중 약 10% 정도를 차지했고 이탈리아는 3%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에서는 20대와 30대의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남성형 탈모 환자가 과거 대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그들이 다른 세대보다 외모 변화에 민감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향후 탈모 치료제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전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권 국가에서 탈모 치료제 매출이 높은 이유는 아시아인들이 서양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적인 요소에 민감한 경향이 있다”며 “이는 문화적 특성이나 머리카락 색깔, 외부 시선에 민감한 사회분위기 등 복합적인 문제가 엮여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탈모 치료제와 같이 병을 치료하는 목적보다 이를 치료함으로써 개인에게 만족감, 즐거움을 주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약을 ‘해피드럭(Happy Drug)’이라고 부른다. 해피드럭을 찾는 연령대가 20대까지 낮아지면서 일부 제약사들은 마케팅, 홍보 활동을 외적인 모습에 관심이 많은 2030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계획하고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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