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회담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나란히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신년사에서 남북 협력 방안을 밝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단독회담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나란히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을 나서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신년사에서 남북 협력 방안을 밝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발목을 잡혔다. 

현재 남북관계는 북미관계가 교착 상태와 맞물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 협력 방안으로 ▲2023년 올림픽 공동개최 ▲철도·도로 연결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등재 등을 제시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북한 개별관광도 언급한 바 있다.

정부가 북한 개별관광과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언급한 것은 가장 현실성이 높은 남북 협력 방안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UN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남북 협력의 물꼬를 트는 포석인 것이다.

특히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를 위해선 올해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또 올해는 6·15 공동선언 20주년, 8·15 광복 75주년으로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사안이 산적해있다.

지난 16일 북한 매체가 ‘북한 개별관광’ 사업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진 것은 우리 민족”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모든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문 대통령도 감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내치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없고, 한국도 코로나19 사태를 마무리 짓고 나면 정부의 ‘북한 개별관광’ 제안 등에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그간 외국인 관광 중단 등으로 입은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 북한이 개별관광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한 정부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북한 경제가 위축된 현재 상황을 비공식 대화를 재개하는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훈 국정원장이 최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비공개 독대를 하고 비공식 채널을 통한 남북 접촉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다만 3월 한미군사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남북 관계는 더욱 찬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정부 안팎에서 향후 일주일이 코로나19 퇴치의 분기점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코로나19 종식 이후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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