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장품이 지난해에도 대규모 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국화장품이 깊은 ‘적자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에도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올해도 앞날은 깜깜한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으로 당분간 국내 화장품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 지난해 대규모 손실… 2년 연속 적자 행진

한국화장품은 지난해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화장품은 작년 영업손실로 1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75억원) 영업 손실보다 132.4% 불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72억원으로 전년(-77억원)보다 122.4% 악화됐다.

매출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1,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 감소했다. 한국화장품 측은 실적 악화 배경에 대해 “수출 감소와 국내 경기침체에 따라 매출이 감소했으며, 종속회사 대손상각비 증가로 영업손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화장품은 한국화장품제조(옛 한국화장품)의 화장품판매 및 부동산임대 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2010년 5월에 설립된 곳이다. 한국화장품은 2010년 100% 자회사 더샘인터내셔날을 통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인 ‘더샘’을 론칭하면서 의욕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수년간 실적은 좀체 기를 펴지 못했다. 2010년부터 줄곧 영업 적자를 이어가다가 2016년에 겨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더샘의 매출 신장으로 2017년까지 흑자를 이어갔지만 이듬해인 2018년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이는 종속 자회사인 더샘인터내셔날의 부진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더샘인터내셔날은 2018년 11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103억원)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 로드샵 브랜드 경쟁 심화, 내수 경기 침체 등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해에도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이어졌다. 작년 3분기까지 더샘인터내셔날의 당기순손실은 68억원에 달했다.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모회사인 한국화장품까지 덩달아 손실이 커지고 있다. 

◇ 코로나19 악재까지 덥쳤다… 화장품업계 심란  

문제는 올해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우선 연초부터 터진 코로나19 악재는 화장품 업계에도 깊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코로나19는 지난해 말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후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8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중국 내 확진자는 7만8,824명, 사망자는 2,788명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인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진 않았지만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입국 중국인은 줄어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상황은 매우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가장 빠르게 감염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28일 오전 9시 기준으로 국내 확진자수는 2,022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인에 대해 입국금지를 결정하는 나라도 속출하고 있다. 당분간 국내 관광수요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국내 화장품 내수 시장도 찬바람이 불 것으로 점쳐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소비 심리는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적자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화장품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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