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사태 긴급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사태 긴급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이하 현지시각)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여행 제한·금지 조치에 대해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한국 여행경보를 3단계인 ‘여행재고’로 상향 조정했다. 불과 나흘만의 상향 조치로, 매우 빠른 속도로 한국 내 상황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사태 긴급기자회견을 마친 후 질의응답 시간에서 “한국 또는 이탈리아 등의 여행 출입국에 대한 제한조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적절한 때에 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낙관론을 거듭 강조했지만, 실제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는 분위기다. 미 국무부는 한국의 여행경보를 2단계 ‘강화의 주의’에서 3단계 ‘여행 재고’로 격상했다. 불과 나흘만에 3단계로 격상 조치가 이뤄졌다. 국무부가 제시한 여행경보 등급은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일반적 사전주의’이며 4단계는 ‘여행금지’다. 

이와 관련 하와이안항공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로 다음달 2일부터 오는 4월 30일까지 호놀룰루 다니엘 K. 이노우에 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 간의 주 5회 직항노선 운항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 항공사가 한국 노선 운행을 중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미 질병관리본부 CDC는 26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시간문제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지금보다 악화되기 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데 이어, 다음날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이나 중국, 이탈리아 등을 다녀온 호흡기 질환자에 대해 코로나19와 관련한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공지를 올렸다. CDC의 확대 조치는 한국을 방문하지 않는 자국민이 확진자로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CNN은 28일 CDC의 언론브리핑을 인용해 “북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환자는 코로나19로 감염된 나라를 여행하지 않았다. 감염 경로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보건의료 종사들에게 새로운 검사 지침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7일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해 “결정적 시점에 와 있다. 세계 각국이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팬데믹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