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가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일 경남 양산을 지역구 후보자를 추가 모집하기로 했다. 양산을은 홍준표 전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지역으로,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 수순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홍 전 대표 측을 비롯한 당 일각에서는 “경남 선거를 말아먹자는 것 같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양산을은 홍 전 대표가 공관위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 타협안으로 내세운 곳이다. 당초 홍 전 대표는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 공천을 희망했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까지 날아가는 마당에 (공관위가) 홍 전 대표까지 컷오프하면 사실상 경남 선거를 말아먹자는 것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 역시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 의지가 명확하나, 최근 김 전 지사는 공관위로부터 창원성산 전략공천 제안을 받았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공심위(공천심사위원회)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고향 분들과 마지막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고 썼다.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김 전 지사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전 대표 측은 이날 오후 통합당에 양산을 후보자 추가 공모 신청서를 제출했다. 홍 전 대표 대리인 자격으로 국회에 발걸음을 한 박병순 보좌관은 홍 전 대표의 입장에 대해 “공관위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컷오프 가능성에 대해 “공관위가 여기(양산을)까지 자를 거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홍 전 대표는 한번 고향 출마를 양보하고 ‘상대적 험지’인 양산을로 선회한 만큼 출마 의지를 쉽사리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일 홍 전 대표는 국회 공관위 면접심사를 마치고 “(양산을 공천이 안 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바 있다. 당시 그는 “일부 공관위원들이 수도권 출마를 말했는데 이미 늦었다”며 "‘양산에 가서 부산·경남 지역 선거를 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양산을에는 이미 더불어민주당 김두관(경기 김포갑) 전 경남지사가 전략 배치돼 홍 전 대표와 빅매치를 앞두고 있었다. 통합당 공관위는 홍 전 대표 대신 나동연 전 양산시장을 후보자 물망에 올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양산을 지역을 부·울·경(PK)의 최대 요충지로 지목하면서, 총선에서 김 전 지사를 눌러 통합당의 ‘PK 40석’을 견인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양산을은 부·울·경의 접경지로 삼국지의 형주에 해당 되는 요충지”라면서 “그래서 양산을의 승부가 부·울·경 선거 40석의 향방을 결정하는 전략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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