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기준 5G 가입자 순증 29만… 상용화 이후 ‘최저치’
코로나19로 인한 갤럭시S20 흥행 부진과 잦은 불통 원인

고공행진하던 5G의 가입자 수 증가폭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약 88만명의 순증을 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순증 가입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심리 저하, 잦은 불통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가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던 5세대 이동통신 ‘5G’의 기세가 한풀 꺾인 듯 하다. 지난해 8월 약 88만명의 순증을 보인 이후 순증 가입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심리 저하, 5G의 잦은 불통이 주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5G 가입자 순증 29만명… 상용화 이후 ‘최저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일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5G 가입자 수는 495만8,439명이다. 이는 전달 7월(466만8,154명)보다 약 29만명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4월 5G 상용화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순증 가입자 수를 기록했다. 

통신사별 5G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221만5,522명으로 전달(208만4,238명) 대비 13만1,284명 증가해 가장 많았다. KT는 150만7,190명으로 전달(141만9,338명) 대비 8만7,852명 증가했고 LG유플러스는 123만5,500명으로 전달(116만4,391명) 대비 7만1,109명 증가해 통신 3사 중 가입자 수 증가가 가장 적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5G 가입자 수 때문에 목표주가가 떨어지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하나금융투자는 3일 LG유플러스에 대해 “5G 가입자 정체로 성장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며 “목표 주가를 2만3,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내렸다”고 밝혔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 상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5G 가입자 순증 폭이 19년 12월에는 31만명, 2020년 1월에는 29만명에 불과했다”며 “LG유플러스의 가입자수 도 각각 7만명 수준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이어 “2월 5G 순증 가입자 수 역시 통신 3사 전체 38만명, LG유플러스 9만명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진한 5G 가입자 수는 LG유플러스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내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된 상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심리지수는 96.9포인트로 전달 대비 7.3포인트 감소했다./ 뉴시스

◇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갤럭시S20 흥행 부진과 5G불통 영향

통신업계에서는 국내 5G가입자 수 증가폭 감소에 코로나19의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갤럭시S20 등 새로운 통신기기 구매가 감소해 5G 가입자 증가수 역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심리지수는 96.9포인트로 전달 대비 7.3포인트 감소했다.

소비심리 위축 현상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20의 첫날 개통량도 시원치 않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20의 첫날 개통량은 약 7만800대다. 이는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S10의 첫날 개통량인 약 14만대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전작 대비 20%에 불과한 셈이다. 또한 지난해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10의 첫날 개통량인 22만대에도 40% 수준밖에 미치지 못했다.

갤럭시S20의 공시지원금이 크게 줄어든 것도 시장 부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갤럭시S20의 공시지원금은 17만원~24만원이다. 이는 많게는 54만원 이상을 지급하던 전작 갤럭시S1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악재가 겹치며 대리점들이 큰 어려움을 겪자 통신사 측도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현재 코로나19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대리점에 인건비·월세 등을 긴급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전국에 위치한 대리점들을 돕기 위한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갤럭시S20의 첫 날 성적은 좋지 못한 편이다. 갤럭시S20의 첫 날 개통량은 전작 갤럭시S10의 첫 날 개통량의 20%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5G 가입자 수 증가세 역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아울러 잦은 불통으로 인한 5G의 고객 신뢰도 역시 가입자 수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 3사 5G 기지국 준공신고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 전국에 설치된 5G 기지국은 약 9만2,840여개로 LTE(약 87만개)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기지국의 47%가량이 집중된 수도권의 주요 도심을 제외하면 여전히 통신 불량인 곳이 많다. 5G 불통으로 불편함을 느끼고 방송통신위원회에 통신분쟁조정 신청을 한 사용자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통해 “속도 체감은 느끼기 힘든데 끊김 현상이 자주 발생해 불편함을 느껴 5G를 사용하다 다시 LTE로 바꿨다”며 “비싼 요금제를 내고 5G를 사용할 메리트를 느끼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통신사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갤럭시S20을 구매하는 소비자 분들의 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5G가입자 증가폭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되며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시 단말기 구매와 5G 가입자 증가폭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5G 기지국 수 부족으로 인한 불통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지국을 늘리고 있다”며 “5G를 이용하는 고객 분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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