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과정에 동의하지 못하는 당내 인사들의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이미 컷오프(공천 배제)되거나 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은 공관위를 공개 비판하는 수준을 넘어 무소속 출마까지 선언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상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4일 인천 미추홀구 선거캠프에서 “21대 총선에 무소속 출마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통합당의 컷오프에 대해 도덕성·경쟁력·의정활동 등 모든 심사 항목에서 하자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통합당 공관위는 윤 의원 대신 안상수 의원을 인천 미추홀을 지역구에 전략공천했다.

윤 의원은 공관위뿐 아니라 안 의원까지 비판했다. 그는 “잘못된 공천으로 미추홀을 선거는 미추홀을 위해 선거에 나온 윤상현과 선거를 위해 미추홀에 나선 사람과의 싸움이 됐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번주 중 지지 당원들과 함께 동반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순례 의원도 공관위를 공개 저격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과 당원을 위한 일이라면 험난한 투쟁의 길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누구보다도 선두에 서 왔다고 자부한다”며 “그런데 저한테 돌아온 당의 결론은 21대 총선 컷오프였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런 결정은 혁신을 빙자해 저를 희생수단으로 삼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곧바로 자유공화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최고위원 직은 사퇴했다. 다만 비례대표인 김 의원은 의원 직 유지를 위해 당분간 미래통합당 당적은 유지할 예정이다.

경남 양산을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홍준표 전 대표는 컷오프 위기에 놓이자 경쟁 상대로 거론되는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과거 일화를 페이스북에 거론하며 공관위를 향해서도 사실상 유감을 표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저에게 전화를 해서 나동연을 추가공모에 응하도록 설득하지 않으면 저를 컷오프시킨다고 하면서 경선하라고 했다”며 “25년 정치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한다”고 토로했다.

홍 대표에 따르면, 나 전 시장은 일주일에 2~3차례 홍 전 대표에게 “양산을로 내려오면 선거를 책임지겠다”며 출마를 요청했다고 한다. 홍 전 대표는 나 전 시장이 준비하던 양산시장 보궐선거가 없을 것으로 보이자 국회의원 출마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자 나 전 시장은 페이스북에 “덕담 삼아 한 말씀 드린 것을 마치 제가 양산에 오도록 했다는 말씀은 조금 심한 것 같다”며 “정치 금도를 지키려고 끝까지 추가 공천 신청을 거부했고, 누구든 공천자가 나오면 당선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공관위에 전했다는 걸 알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홍 전 대표는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써 “덕담은 윗사람이 아랫사람한테 하는 말이다. 아주 모욕적이다”며 “덕담을 한두 번도 아니고 수시로 전화해서 하는가. 정치가 무엇인지 사람 버리는 것도 일순간”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를 비롯해 공관위로부터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받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도 끝내 컷오프될 경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밖에 지난달 28일 인천 연수을에서 컷오프된 민경욱 의원도 공관위에 재심을 요청했다.

미래통합당은 중도·보수대통합을 기치로 지난달 2월 17일 출범했다. 통합은 성사됐으나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내부 공천 파열음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김 공관위원장 사퇴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다만 공관위 결정이 모든 후보를 만족시킬 수 없는 만큼, 소속 의원들이 대의를 위해 공관위 판단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공관위도 기준과 원칙에 따라 매일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확실하게 승리하기 위한 진통 아니겠느냐. 후보들이 공관위 판단을 조금 더 믿고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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