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이 지난해 영업이익 개선에도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E1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구자용 E1 회장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대폭 성장했음에도 정작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종속 자회사인 LS네트웍스의 실적 부진이 심화되면서 E1의 연결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영업이익 증가에도 순이익 마이너스… 종속 자회사에 발목

LS그룹 계열사인 E1는 LPG 수입·저장·판매회사다. 인천, 여수 및 대산의 대규모 저장기지와 전국적 판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LPG 시장에서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돼왔다. 

E1는 LS네트웍스, E1컨테이너터미널, E1물류 등을 주유 종속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핵심 종속 자회사인 LS네트웍스를 통해서 스포츠 및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유통 및 수입차 판매 사업 등 LPG 외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문제는 종속 자회사들의 실적이 신통치 못하면서 E1의 연결 실적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E1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손실 5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792억원)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선 규모다.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이익도 -49억원으로 이 역시 적자전환했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대폭 개선된 실적을 냈다. E1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63억원으로 전년(140억원) 보다 65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6,083억원으로 0.5%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변동 배경에 대해 E1 측은 “영업이익은 해외 트레이딩 사업의 이익 개선으로 전년대비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이익은 종속회사 실적 악화에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순이익 실적 악화엔 다양한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추징금 납부와 연결 자회사인 LS네트웍스의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E1는 지난해 6월 국세청으로부터 384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고 공시한 바 있다.

또 주요 자회사인 LS네트웍스는 지난해 적자 실적을 냈다. LS네트웍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2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691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LS네트웍스 측은 이에 대해 “내수 경기 침체로 사업이 부진해 영업이익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순이익 적자에 관련해선 “관계기업이 보유한 종속기업 투자주식에 대한 손상차손 발생분을 지분법 손익에 반영한 데 따른 영향”이라고 전했다. LS네트웍스가 G&A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보유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분 재평가를 진행하면서 수백억원대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다. 

구자용 E1 회장이 지난해 실적을 놓고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구자용 E1 회장이 지난해 실적을 놓고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이에 LS네트웍스는 다시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LS네트웍스의 경우, 구자용 회장이 2016년 대표이사에 복귀한 뒤, 실적 및 체질 개선에 온 힘을 쏟은 계열사다. 2017년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회생의 기대감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골칫거리로 부각된 모습이다.

이에 수장인 구자용 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겁게 됐다. E1은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그의 연임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최근 1년간 E1의 주가가 내리막길 흐름을 이어왔다. 경영실적에 대해 주주들의 날카로운 공세가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E1은 순이익 적자에도 배당 정책을 이어간다. E1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200원을 현금으로 균등 배당키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127억1,985만원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 특수관계인 지분은 45.33%다. E1의 지분 11.81%를 보유해 2대 개인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구자용 회장은 17억8,000여만원의 배당 수익이 예상되고 있다.  

키워드

#E1 #LS네트웍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