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강경 대응으로 상승세, ‘자기 정치’ 비판적 시각도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검체 채취를 위해 지난 2일 오후 경기 가평군 평화연수원을 찾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평화연수원을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검체 채취를 위해 지난 2일 오후 경기 가평군 평화연수원을 찾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평화연수원을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강경 대응이 날개를 달아준 것일까.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이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는 나락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친형 강제입원’ 관련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고 이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잠룡’의 위치를 위협 받고 있던 이 지사는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 강경 대응으로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이 지사는 지난달 20일 경기도 내 신천지 교회와 신도들에 대한 전수조사 방침을 천명하고 신천지 교회 주소를 전격 공개했다. 지난달 25일에는 경기도 과천 신천지 본부에 대한 강제조사 현장 지휘에 나섰다. 

또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 지사에게 지원을 요청하자 “대구 민간 병원의 일반 환자를 내보내 대구에 코로나19 환자용 병원을 확보하고, 일반 환자를 경기도로 옮기는 방법을 제안한다”라고 역제안으로 대응했다.

이 지사는 지난 2일에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 대한 코로나19 강제 검사를 시도하기 위해 신천지 연수원이 있는 경기도 가평 ‘평화의 궁전’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보건소와 소방서 관계자들과 함께 가평 연수원을 찾은 이 지사는 현행범 체포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 같은 강경 행보가 주효했던 것인지 최근 그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보수진영의 유력 대선주자인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바짝 추격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일 이틀간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내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4.7%가 이낙연 전 총리를 꼽았으며 황교안(15.0%) 미래통합당 대표와 이재명(13.9%) 지사가 그 뒤를 이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해에 10%를 넘지 못했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의 지난해 12월 29~30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6.4%, 9월 7일 조사에서는 3.9%, 6월 6~7일 조사에서는 5.2%를 나타냈다. 

쿠키뉴스가 조원씨앤아이(C&I)에 의뢰해 전국 거주 만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29일부터 3월2일까지 사흘간 실시한 범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는 1위인 이낙연 전 총리가 30.6%였고 2위인 이재명 지사는 지난달 조사보다 7.5%p 상승한 15.4%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지사의 상승세 원인은 코로나19 강경 대응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코로나19 사태 국면에서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한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지난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권주자들에 대한 주목도를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와 지금 비교해 볼 여지가 있다”며 “이재명 지사가 상당히 단호한 결정, 이런 걸 보면서 최근에 주목 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실제 지표에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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