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일축에도 일각선 올림픽 취소·연기 가능성 솔솔
항공업계, 수혜 물거품 우려… 코로나19 사태 종식 기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항공업계의 일본 노선 회복이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일각에선 2020년 일본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도쿄올림픽만 바라보고 하반기 반등을 노리던 항공업계에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지난해 7월 한·일 외교 갈등으로 인해 국민들 사이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의 일환인 ‘보이콧 재팬’이 발발했다. 이 여파는 항공업계로까지 번졌으며 그 결과 일본을 오가는 항공편 이용객이 대폭 줄어 국내 항공사들은 하늘길을 축소 또는 단항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국내 항공사들은 각자 살 길을 찾아 운항 노선을 대폭 개편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일본과 관계가 하루빨리 정상화돼 이전처럼 한국∼일본 노선을 날고 싶어 했다. 한때 일본 노선은 ‘뜨기만 하면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가 성장하게 된 밑거름이기도 했던 일본 노선은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보이콧 재팬 열기는 차츰 식어갔다. 이에 항공업계와 여행업계는 3월쯤부터 일본 전역에서 열리는 축제(마츠리)를 시작으로 업황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고, 나아가 7월말부터는 올림픽 수혜로 일본 노선 이용객 증가를 기대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인접국인 한국과 일본 등으로 퍼져나가면서 이마저도 물거품이 되면서 솟아날 구멍조차 보이지 않게 됐다.
설상가상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부위원장을 지낸 딕 파운드 위원이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5월말까지 대회 개최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한 직후 도쿄올림픽은 취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IOC는 이번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일본 정부도 올림픽 취소·연기 논란이 일자 “IOC의 공식 견해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최근 올림픽 연기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는 등 태세를 전환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담당상은 “(올림픽 취소는) ‘2020년 안에 개최되지 않는 경우’라고만 계약서에 쓰여 있다”면서 “해석하면 2020년 내에는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은 일본 내에서 이미 올림픽 연기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항공업계는 도쿄올림픽 개최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우선 종식되길 바라고 있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보다 코로나19가 하루빨리 마무리되면 어느 노선이든 이전처럼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도쿄올림픽도 개최하고 수요가 늘어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더라도 수요가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일본 현지 사정은 다를 수 있다”며 “지역적 차이가 있어 도쿄올림픽이 예정일에 개최를 한다 하더라도 수요 예측이 어려워 섣불리 6, 7월부터 일본 노선을 증편할지, 단항·감편 조치를 연장할지에 대해선 확답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본 노선 단항·감편 조치 기간이 조금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어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도쿄올림픽이 7월 24일 정상 개최를 하더라도 일본으로 올림픽을 관람하러 가는 여행객 수가 적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 대부분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을 오가는 항공편을 4∼5월말까지 대거 단항·감편하는 조치를 취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한국발 항공편의 입국을 잠정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어 항공업계 고심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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