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수지구에 위치한 급식 및 식자재 유통 전문 기업 현대그린푸드 본사 전경. / 네이버 지도
경기도 용인 수지구에 위치한 급식 및 식자재 유통 전문 기업 현대그린푸드 본사 전경.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현대그린푸드가 식품제조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연간 영업익을 훌쩍 넘는 거금을 투자한 ‘스마트 푸드센터’가 정체 상태에 빠진 현대그린푸드의 새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 B2C 도전장 던진 그린푸드… 왜?

현대그린푸드의 숙원인 스마트 푸드센터의 컨베이어 벨트가 마침내 가동된다. 지난해 2월 착공에 들어간 경기도 성남의 스마트 푸드센터가 1년의 공기를 거쳐 완공됐다. 현대그린푸드는 833억원을 투자한 푸드센터를 통해 가정간편식(HMR) 등 식품제조업에 직접 뛰어든다. 기업체 급식 등 B2B 위주에서 벗어나 B2C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스마트 푸드센터는 몇 차례의 궤도 수정을 거치면서 투자 규모가 늘어났다. 당초 600억원을 투자해 식품제조 시설을 갖추려던 현대그린푸드는 첨단 식재 가공 및 제조 시설 추가 도입에 233억원을 더 지출했다. 준공 시기도 늦춰졌다. 본래 2018년 착공에 들어가 지난해 상반기에 센터를 건립하려 했으나 시설 증대 등의 이유로 최근에서야 공사를 마무리했다. 현대그린푸드가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신사업에 심사숙고를 거듭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그린푸드가 연매출의 절반,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수배에 달하는 거액을 ‘베팅’한 건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3년 간 연매출(별도기준)이 1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며 현대그린푸드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그 사이 후미에 있던 아워홈이 업계 3위 자리를 치고 올라섰다. 추격 대상인 CJ프레시웨이와의 간극도 서서히 벌어지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자체 매출만으로 연간 2조를 넘게 달성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단체급식 업계 상황도 녹록지 않다. 2012년 이후 한시적으로 풀렸던 대기업의 공공기관 구내식당 입찰이 다시 어렵게 됐다. 또 주요 기업체와 병원 등 민간 영역은 그룹 계열사 등을 통해 계약업체가 정해져 있어 개척에 난관이 따른다. 이에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11년 UAE를 시작으로 현재 쿠웨이트와 중국, 멕시코에 입성했다.

그러나 2016년 멕시코를 마지막으로 3년간 새 시장을 뚫지 못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의 3대 사업군인 ‘푸드서비스’(단체 급식) ‘유통’(공산‧생식품 도소매) ‘식재’(식자재 도소매)를 합한 연간 수출액이 650억원대에 멈춰 있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HMR과 밀키트 등 간편식의 급성장도 현대그린푸드의 통 큰 투자를 불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업계 등에 따르면 2010년 8,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HMR 시장은 지난해 4조원 규모로 불어났다. 2023년에는 1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스마트 푸드센터에서 생산 가능한 1,000여종의 품목 중 70%는 완전 조리된 HMR과 반 조리된 밀키트 등 B2C 제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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