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이사가 임기만료와 함께 퇴진한다. /유안타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유안타증권의 공동 대표이사 체제가 막을 내린다. 7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한국인 CEO인 서명석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회사의 경영 안정화에 힘써온 인사인 만큼 연임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이번에 임기 만료와 함께 퇴진하게 됐다.  

◇ 재선임안 상정 불발… 궈밍쩡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

유안타증권은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고 3일 공시했다. 이날 주총에는 서 대표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는다. 유안타증권은 △연결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4건의 안건만 상정된다고 밝혔다. 

서 대표의 임기는 오는 23일 만료된다. 재선임안이 상정되지 않은 만큼 그는 임기 만료와 함께 퇴진하게 된다. 

서 대표는 1986년 유안타증권 전신인 동양증권에 입사해 상품운용팀장, 투자전략팀장, 리서치센터장과 경영기획부문장(CFO)를 거쳐 2013년 12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당시 회사는 이른바 ‘동양사태’로 휘청이고 있을 때였다. 

동양사태는 동양그룹 계열사가 2013년 부실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대거 판매해 수만 명의 투자자 피해를 낳은 사건이다. 당시 동양증권도 이 사태에 연루돼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후 동양증권은 2014년 12월 대만 유안타금융그룹에 매각됐다. 

서 대표는 가장 회사가 혼란스러울 때 CEO로 선임돼 소방수 역할을 했다. 대주주가 바뀐 후에도 직을 이어가며 경영 안정화에 기여한 공을 세웠다. 서 대표는 지난해 4월까지 유안타 측 인사인 황웨이청 전 대표와 함께 경영 정상화 작업을 주도했다. 황웨이청 전 대표가 대만 본사로 떠난 후에는 새롭게 부임한 궈밍쩡 대표와 공동 대표체제로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 서 대표의 퇴진이 결정되면서 유안타증권의 공동경영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됐다. 서 대표는 지난 3일 오후 사내 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퇴진 소회를 밝혔다. 서 대표는 “유안타증권이 충분히 정상화됐다고 믿는 지금이 저와 회사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1986년 12월 1일 입사 이후 33년 4개월동안 쉬지않고 달려왔던 여정에 쉼표를 찍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의 연임 불발 배경을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대주주의 경영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지난해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질을 쳤다. 영업이익 7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2%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809억원으로 22.8% 감소했다.

서 대표의 퇴진으로 유안타증권은 궈밍쩡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된다. 궈밍쩡 대표는 지난해 3월 유안타증권 공동 대표에 선임된 인사다. 궈밍쩡 대표는 단독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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