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민생당이 비례 연합정당에 참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고수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의 차이를 분명히 해 당 입지를 다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비례대표 선거연대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어떠한 관심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민생당은 반대의 이유로 ‘명분’을 내세웠다. 이번 총선부터 시행되는 선거법은 지난해 연초부터 논의돼 우여곡절 끝에 연말에서야 종지부를 찍었다. 

거대 정당의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던 지난 선거와는 달리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군소 정당에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정의당과 민생당 등 소수 정당이 적극적으로 법안을 관철시켰던 이유다.

김 공동대표는 “목숨 걸고 관철시킨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우리 손으로 무너뜨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기득권 양당의 이해관계 때문에 민심과 동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치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호남 지역을 앞세우는 민생당의 경우 실질적 경쟁자는 같은 호남 지역기반의 민주당인 탓이다. 

민생당이 연합정당을 두고 ‘기득권 양당의 꼼수’라고 규정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상 민주당과의 차별점을 두려는 포석인 셈이다. 

민생당이 창당 때부터 ‘기득권 양당 심판’을 들고 나선 것은 줄곧 민주당을 겨냥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 발언에서도 김 공동대표는 “미래한국당에 이어 여당의 비례 정당 논의로 거대 양당에 대한 회의가 커져가고 있다”며 비난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 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의가 사실상 민생당에 미칠 손해가 미미하기 때문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이 창당된다 하더라도 사실상 어부지리 이득을 취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시사저널TV에 출연해 “민주당에서 비례정당을 만들면 본진에서 이동할 의원이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으면 손학규 대표가 만들었던 민생당이 어부지리로 이익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