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기계공업이 지난해 뚜렷한 실적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기계공업 홈페이지
한신기계공업이 지난해 뚜렷한 실적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기계공업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적대적 M&A 위기로부터 벗어났던 한신기계공업이 뚜렷한 실적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적대적 M&A 위기에서 탈출한 원동력이 실적 부진에 있었다는 씁쓸한 분석이 나온다.

한신기계공업은 지난 6일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한신기계공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527억원의 매출액과 21억원의 영업이익, 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인 54.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55.3%로 하락 폭이 뚜렷했다.

비교 기준을 최근 수년간으로 넓혀보면 실적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한신기계공업은 2013년 매출액 700억원을 넘기며 정점을 찍은 뒤 거의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도 2016년 86억원에 달했던 것이 2017년 62억원, 2018년 48억원으로 감소한데 이어 어느덧 2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한신기계공업 측은 이 같은 실적의 배경과 관련해 “업황 부진과 환율상승 및 신제품 개발로 매출원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신기계공업의 이러한 실적 추이는 최근 불거졌던 적대적 M&A 위기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한신기계공업은 2017년 적대적 M&A 위기를 마주한 바 있다.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케이맨 제도에 근거지를 둔 미국계 투자기업 스털링 그레이스 인터내셔널 엘엘씨(이하 스털링)는 2015년 말 한신기계공업 지분 5.25%를 신규 취득했고, 이후 적극적으로 보유 지분을 확대해나갔다.

보유 지분이 14.44%까지 증가한 2017년 2월, 스털링은 당초 ‘단순투자’였던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가’로 변경하며 최대주주인 최영민 대표를 향해 칼을 꺼내들었다. 이에 당시 15.10%의 우호지분을 보유 중이던 최영민 대표는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20.94%로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스털링 역시 이에 맞서 지분 확대 기조를 이어갔고, 2017년 9월 말엔 보유 지분이 17.18%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스털링은 추가 지분 매입 없이 잠잠한 2018년을 보냈고, 지난해 5월엔 보유목적을 다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이어 지난해 6월~7월 지분 매각에 돌입해 총 12.55%에 달하는 지분을 처분했다. 현재 스털링의 보유 지분은 4.66%다.

결과적으로 한신기계공업과 최영민 대표는 최근 수년간 고민거리로 떠올랐던 적대적 M&A 위기를 지난해 모면하게 됐다. 하지만 그 배경이 뚜렷한 실적 하락세에 있다는 점에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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