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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기관 “지난해 11월말 약식 실험 시행… 코로나19와 무관” 기존 제품 대비 살균력 강하지 않아… 소독제효력지침, 살균력 유무 판단만
[단독] ‘코로나19 전용 손소독제?’… 경남제약, 코로나바이러스 박멸 실험 없었다
2020. 03. 09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경남제약 아산공장./경남제약
경남제약이 이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전용 손소독제’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경남제약 아산공장./경남제약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경남제약이 이달 ‘코로나19 전용 손소독제’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작 코로나바이러스 박멸과 관련된 실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시사위크 취재 결과 확인됐다.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한 상술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제약은 이달 중으로 손소독제를 2종 출시할 계획이다. 이 중 한 제품이 ‘코로나19 전용 손소독제’로, 출시 일자와 성분은 대외비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경남제약은 지난달 초 보도자료를 통해 “조류 인플루엔자(AI)·구제역 바이러스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한 기능성 살균 소독제를 개발 중인 소독제 전문기업 C사와 손잡고 코로나19에 특화된 소독제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알린 바 있다.

또 지난달 20일 ‘코로나19 전용 손소독제 오는 3월 출시 예정’ 제하 보도자료를 통해선 “C사는 소독 효과가 미흡한 기존의 소독제의 단점을 보완해 A연구센터에서 진행한 효능 평가 수행에서 높은 살균력과 소독효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건의 AI 및 구제역 소독제 관련 국내 특허를 가지고 있는 C사와 함께 조류에서 기인한 ‘코로나19 전용 손소독제’를 개발해 기존 손소독제 제품보다 한 단계 높은 기능의 강력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경남제약은 해당 손소독제의 살균력을 평가한 기관을 A연구센터 외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경남제약이 지난달 20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코로나19 전용 손소독제를 오는 3월 출시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 경남제약 보도자료
경남제약이 지난달 20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코로나19 전용 손소독제를 오는 3월 출시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 경남제약 보도자료

이에 대해 A센터 측은 ‘코로나바이러스 박멸과 관련된 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A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한 교수의 부탁으로 지난해 11월쯤 C사의 손소독제 물질에 대해 실험 평가를 해 실험결과서를 발급해준 것은 맞으나, 이는 약식으로 진행됐다.

센터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보도자료는 마치 센터에서 코로나19 박멸 실험을 한 것처럼 애매한 표현을 섞어 작성이 됐다”며 “우리 센터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손소독제 실험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센터 이름을 거론하면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손소독제를 출시한다고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해 마치 코로나19 박멸 효과를 센터에서 입증한 듯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분 및 효력 검사는 2019년 11월 21일 의뢰를 받아 계약을 했다”며 “실험은 약 7일간 약식으로 진행해 11월 29일 보고서를 작성해 발급해줬을 뿐 정식으로 소독제 효력평가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효력평가 결과에 대해서도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다른 손소독제보다 강력한 살균력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독제효력지침에는 살균력 유무만 판단할 뿐 ‘높다’ ‘낮다’고 표현하지는 않음을 강조했다.

즉, 경남제약이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손소독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감염병이 유행하기도 전에 개발이 계획된 제품으로 추정된다. 해당 손소독제를 ‘코로나19 전용’으로 보기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이다. ‘한 단계 높은 기능의 강력한 제품’이라는 주장도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이와 관련한 논란에 경남제약 측은 내부적으로 ‘코로나19 전용 손소독제’의 제품명에서 수식어인 ‘코로나19 전용’을 삭제할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센터에서 행한 손소독제 살균력 실험을 경남제약이 직접적으로 의뢰한 게 아니라 C사에서 의뢰를 한 것이며 기술력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제약이 이달 출시 예정인 ‘코로나19 전용 손소독제’는 현재 식약처 허가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6일 식약처 허가를 받은 ‘경남핸드클린손소독제(에탄올겔)’ 제품이 ‘코로나19 전용 손소독제’ 제품인지 문의했으나, 경남제약 측은 “아직 출시 전 제품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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