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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자의 육아일기
[‘초보아빠’ 권기자의 육아일기㊳] 둘 낳아도 걱정 없는 사회를 바라봅니다
2020. 03. 10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둘째아이에 대한 지원 강화는 보다 적은 비용과 짧은 시간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둘째아이에 대한 지원 강화는 보다 적은 비용과 짧은 시간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힘든 시기입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실 겁니다. 아이 또는 가족들이 행여 감염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학교 및 보육시설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고생이 많으시죠.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아이들도, 부모들도 부쩍 지켜가는 것 같아 걱정이 큽니다.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야하는 가운데 뉴스에선 연일 우울하고 씁쓸한 이야기만 이어지니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든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마음과 노력이 더욱 필요할 텐데요. 그런 차원에서 얼마 전 저희에게 찾아온 좋은 소식 하나를 공유할까 합니다. 바로 저희에게 둘째아이가 생겼다는 소식입니다.

2018년 6월 첫 아이가 태어나 그해 7월부터 연재를 시작했는데요. 어느덧 그 아이는 21개월이 됐고, 그 아이의 동생이 생겼습니다. 새삼 감개무량하네요. 둘째아이의 울음소리는 6개월 뒤인 가을께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둘째까지 확대한다던 다자녀혜택 ‘지지부진’

심각한 저출산 세태 속에 둘째아이를 갖기까지는 많은 고민과 의논이 있었습니다. 몇 번이나 갈팡질팡 마음이 움직이기도 했고요. 가장 기본적인 경제적 문제에서부터 주거문제, 아내의 직장문제 등 둘째아이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 참 많았습니다. 그중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것도 있죠.

그럼에도 둘째아이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혼자 자라는 것보단 형제가 있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어차피 앞으로 10년 이상은 자녀를 키우며 보내야하는 상황에서, 기왕 고생하는 거 한 아이만 키우기보단 두 아이를 키워보자는 의기투합에 이르게 됐죠. 이제는 ‘초보’라는 타이틀을 떼도 될 만큼 육아노하우가 쌓였다는 자신감과 이미 충분히 갖춰진 ‘육아템’이 주는 든든함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출산·육아 지원 정책이 여러 고민을 크게 덜어 줄 것이란 기대감도 결심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막상 둘째아이가 생기고 나서 세세히 살펴보니 둘째아이에 따른 지원은 크게 강화된 것이 없었습니다. 출산장려금이 조금 늘어나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보니 저희 같은 경우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고, 대부분의 지원은 첫째 때와 크게 다른 것이 없더군요.

많은 부분에서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다자녀혜택’의 경우, 둘째아이부터 적용을 확대한다고 들었습니다만 ‘아직’입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2018년에 발표한 내용인데 아직 연구 중이라고 하네요.

이제 곧 언니 혹은 누나가 될 첫째아이입니다.
태어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곧 언니 혹은 누나가 될 첫째아이입니다.

◇ 점점 줄어드는 둘째아이 비중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출생아 수는 30만3,100여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30만 명을 간신히 지켰죠.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전년 대비 더 악화됐습니다. 저출산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각종 지표는 굳이 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저출산문제의 원인은 무척 다양합니다. 우리사회가 지닌 모든 문제가 저출산문제로 귀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취업문제, 소득문제, 주거문제, 일·생활균형문제, 보육문제, 교육문제, 여성경력단절문제 등 모든 것이 출산을 어렵게 하고, 포기 또는 기피하게 합니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 또한 다각도로, 다양하게 마련돼야 할 겁니다. 당장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과 거시적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방안 모두 놓쳐선 안 되겠죠.

그중에서도 저는 ‘둘째아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방안들에 비해 효과가 더 크고, 빠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수 중 둘째아이는 10만8,600여명이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17만~18만 명 수준이었던 것이 가파르게 줄어들었죠. 전체 출생아수에서 둘째아이가 차지하는 비중도 38%를 웃돌던 것이 35%대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첫째아이의 비중은 50% 초반에서 55.7%로 증가세에 있죠. 물론 전체적인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만요.

첫째아이가 늘어나게 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참 많습니다. 단순히 출산·육아 지원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결혼이 늘고 소위 ‘딩크족’이 줄어들도록 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선 취업문제부터 시작해 청년들의 소득·주거문제를 모두 개선해야 합니다. 결혼 및 자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어려운 문제도 있고요. 대부분 장기적으로 접근해야할 문제입니다.

반면, 이미 첫째아이가 있는 가정은 이러한 숙제들이 확실히 덜합니다. 저희가 그렇듯, 이미 한 아이를 낳아 키운 경험이 있어 육아 자체에 대한 걱정 또는 두려움도 덜하고요. 특히 마음으로는 둘째아이를 갖고 싶지만 여러 여건이 허락지 않아 망설이는 가정도 적지 않을 겁니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도 비교적 뚜렷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경제적 지원과 보육지원일 텐데요. 이는 우리사회가 이미 어느 정도 갖추고 있고, 또 강화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더해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는 주거지원을 가장 먼저 꼽고 싶습니다. 한 아이를 키울 때와 두 아이를 키울 때 요구되는 주거환경은 크게 다릅니다. 아무래도 더 넓은 공간과 방이 필요하죠.

물론 지금도 전세자금대출이나 주택자금대출, 그리고 각종 주택분양에 있어 자녀수에 따른 혜택이 제공되고 있긴 합니다. 다만, 분양 우선순위를 제외하면 둘째아이에 따른 지원 확대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대출 기간이 조금 연장되고, 금리가 조금 낮아지는 정도죠.

이를 보다 획기적으로 강화한다면, 걱정을 덜고 둘째아이를 결심하는 가정이 눈에 띄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문제를 겪은 유럽의 경우 자녀를 더 낳을 때마다 주거 등에 대한 지원을 대폭 상향하는 방식으로 좋은 효과를 본 바 있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그 시절 구호를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이제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데요. 두 아이를 낳아도 걱정 없이 잘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더디지 않게 찾아오길, 두 아이의 아빠를 앞두고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