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본모터스가 사내 성희롱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 위본모터스 홈페이지 갈무리
위본모터스가 사내 성희롱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 위본모터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독일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의 국내 공식 딜러사 위본모터스(대표이사 기세도)가 사내 성희롱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익명 게시판에 상사의 언어적 성희롱을 주장하는 글이 게재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피해를 주장하는 측과 가해자로 지목된 측의 주장이 상반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회사 측은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진실을 규명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발단은 최근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는 폭로글이 게재되면서다. 자신을 기혼여성이라고 밝힌 글쓴이(이하 A씨)는 ‘말로 성희롱 도와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같은 부서 상사(이하 B씨)로부터 언어적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서술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B씨는 “(과일을 먹고 있는 A씨에게) 임신한 것 아니냐”, “화장은 왜 하느냐. 잘 보일 사람 있느냐. 사내연해 하는 것 같다” 등과 같은 발언을 했다. 나아가 “임신 같은데? 남의 애 아니냐” “(사내연애로) 몰래 만나느라 계속 퇴근 일찍 하는 거냐” 등 도를 넘는 발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글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기분이 상하는 건 둘째 치고 눈물이 나고 자존감이 확 낮아지더라”고 썼다.

B씨의 이 같은 행동에 불쾌함을 느꼈지만 A씨는 부하직원으로서 선을 넘게 될까봐 더 이상 말 못하고 참았다고 했다. 특히 근무 중 혼자 있을 때 갑자기 성희롱 발언을 던지는 탓에 녹음도 못했다며 “노동청에 신고를 해야 할지, 이 상황들을 얘기하면서 사과를 받고 끝내야 할지, 가슴이 턱턱 막히고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가해자로 지목된 B씨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위본모터스 측에 따르면 B씨는 A씨가 작성한 글에 대해 ‘대화 맥락 상 누락된 내용이 있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본모터스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고 있고, 제2 제3의 피해가 우려되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A씨가 작성한 글의 내용과 가해자로 지목된 B씨의 주장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본모터스 관계자는 “지난 6일 이 같은 상황을 확인하고 최근까지 사태 파악을 위한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다만 서로 주장하는 하는 게 너무 달라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해당 사안을 오는 12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이를 통해 얘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정확한 진위 파악과 그에 상응하는 조치는 인사위원회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출근하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를 말한다.

해당 법 시행규칙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몇가지 기준이 예로 제시됐는데, 이 중 언어적 성희롱에는 △음란한 농담을 하거나, 음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행위(전화통화 포함)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 △성적인 사실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 △성적인 관계를 강요하거나 회유하는 행위 △회식자리 등에서 무리하게 옆에 앉혀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