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를 맞아 청와대 조직과 기능을 일부 재편했다. /뉴시스
4.15 총선이 다가오면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본선 진출 성적표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15 총선 지역구 공천을 거의 마무리 짓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출신들이 초반에 비해 좋은 성적표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와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역민이 선택한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11일 현재 경선, 전략공천, 단수후보 추천을 통해 전체 253개 지역구 중 227곳에 대한 공천을 확정해 약 89.72% 정도 완료했다. 

청와대 출신 인사 47명이 공천 전쟁에 뛰어들었다. 경선 여론조사 문구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력 기재 여부로 인해 논란이 벌어졌지만, 당 지도부의 의지로 경력은 기재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이들 47명 중 24명이 현재 본선에 진출한 상태다.

비서관급은 14명이 공천을 받았다. 서울 등 수도권에선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광진을),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성북갑), 이용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양천을),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강서을),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구로을),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관악을),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중원), 최재관 전 농어업비서관(경기 여주양평) 등이 살아남았다.

또 박수현 전 대변인(충남 공주부여청양),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충남 보령서천),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충남 아산갑),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충남 서산태안), 한병도 전 정무수석(전북 익산을), 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전남 나주화순)도 후보로 확정됐다.

행정관급으로는 허소(대구 달서을), 남영희(인천 동구미추홀을), 윤영덕(광주 동남갑), 김태선(울산 동구), 문정복(경기 시흥갑), 박상혁(경기 김포을), 이장섭(충북 청주서원), 이원택(전북 김제부안), 오중기(경북 포항 북구), 박남현(경남 창원마산합포) 후보 등 10명이 본선에 올랐다.

이외에도 광주 광산을의 경우 경선에서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 행정관이 민형배 전 자치발전비서관을 눌렀지만, 권리당원 명부 불법조회 활용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반시민 100% 참여 재경선이 결정된 상황이다.

이 중 윤건영 전 실장과 고민정 전 대변인의 경우 전략공천을 받았고 이용선 전 수석, 나소열·조한기·복기왕·진성준·이원택·오중기 전 비서관과 박수현 전 대변인은 단수공천을 받았다.

47명 중 24명이 공천을 받아 절반을 넘었고, 이는 좋은 성적표라 볼 수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청와대 프리미엄’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청와대 출신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본선에 진출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선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라는 문구가 빠진 점을 들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경력만으로 나선 이들은 경선에서 패배한 경우가 많고, 본선에 진출한 후보들은 이전에 지역에서의 경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청와대 출신이라 경선에서 유리했다고 단정 짓는 것은 단편적인 분석”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일한 경력이 아닌 지역에서 오래 머물면서 지역기반을 잘 닦은 인사들이 경선에서 이긴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박수현 전 대변인은 충남 공주에서 국회의원을 하고, 공주ㆍ부여ㆍ청양으로 선거구가 바뀐 뒤에도 총선에 나섰다가 낙선한 전력이 있다. 진성준 전 비서관·정태호 전 수석도 강서을·관악을에서 꾸준히 도전해왔고, 김영배 전 비서관은 성북구청장을 8년간 역임해 지역 민심을 얻은 바 있다.

복기왕 전 비서관은 아산시장을 두 번 지냈고, 조한기 전 비서관은 충남 서산태안에서, 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익산을에서 20대 국회의원에 도전했다. 신정훈 전 비서관의 경우 나주시장과 나주ㆍ화순 국회의원 등을 지내 지역 내 기반을 무시할 수 없는 인사다. 오중기 전 비서관도 포항시에서 국회의원과 경북지사 선거에 꾸준히 출마했고, 당 경북도당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에서 거의 10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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