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흥아해운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해운업계에 깊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장기화된 업황 악화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세계 무역이 위축되면서 침체의 늪에 깊게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다. 급기야 선복량 기준 업계 5위사인 흥아해운은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작업)까지 신청했다.

◇ 적자와 재무구조 악화에 결국 워크아웃 수순  

흥아해운은 지난 10일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워크아웃)을 신청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흥아해운은 “경영 정상화와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워크아웃을 신청키로 했다”며 “구체적인 진행사항은 확정 시 재공시 예정”이라고 전했다.  

흥아해운은 선복량 기준 현대상선, 고려해운, SM상선, 장금상선에 이은 국내 5위 해운사다. 최근 몇 년간 영업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곳이다. 특히 2016년부터 선복의 공급 과잉으로 동남아 항로에서 컨테이너선 운임이 하락하면서 실적 악화가 본격화됐다. 동남아 노선 비중이 높은 흥아해운은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으로 세계 교역이 위축세를 보이는 등 대외적인 환경은 악화 양상을 보였다.

흥아해운은 2017년부터 영업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 연결기준 -131억원, 2018년 -376억원 순으로 매년 손실이 불어났다. 지난해엔 469억원의 영업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재무구조 상황도 좋지 못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흥아해운의 개별 실적 기준으로 분석한 부채율 추이를 보면, 2015년 말 376%던 부채비율은 2018년 말에는 1,279%까지 올랐다. 심지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는 6,378%에 이르렀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흥아해운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그 배경으로 △컨테이너선 사업부 매각에 따른 사업기반 축소 △탱커선 사업의 업황부진과 연료비 부담 등에 따른 영업실적의 불확실성 △단기채무 부담 가중에 따른 유동성 위험 확대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흥아해운은 주력인 컨테이너 사업을 지난해 12월 장금상선에 매각했다.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다만 주력 사업을 잃게 되면서 매출 감소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됐다. 여기에 남아 있는 탱커선 사업의 업황도 밝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봉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회사 탱커선 부문은 2013~2017년 기간 동안 양호한 영업수익성을 보이며 컨테이너선 실적 저하의 영향을 일부 완화시켰으나, 2018년 유가 상승에 따라 영업적자로 전환됐다”며 “업황부진 및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부담 등 부정적 요인이 상존함에 따라 향후 탱커선 영업실적의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흥아해운은 유동성 확충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선박 처분, 보유지분 매각 등을 진행하고 있으나, 그 효과가 아직까지는 미흡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자구계획 및 정책적 지원 등 다각적인 재무구조 개선 대책이 이루어지지 않을 유동성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최근엔 코로나19 악재로 교역이 축소되면서 경영난은 더욱 가중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이번에 흥아해운은 워크아웃 수순을 밟는 결과를 맞이했다. 업계 장수 기업인만큼 이 같은 경영 위기는 주목 받고 있는 모습이다. 아울러 해운업계의 깊은 침체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씁쓸함을 사고 있다. 흥아해운은 1961년 설립돼 60년 가까이 운영돼 왔다. 특히 국내 해운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주식 시장에 상장한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워크아웃 소식에 흥아해운 주가는 폭락세를 보였다. 11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흥아해운 주식은 전 거래일 대비 29.92%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과연 흥아해운이 경영난의 고비를 넘고 회생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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