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항공업계의 지난 2월 탑승객 수 확정통계가 지난 11일 오후 발표됐다. 예상했던 대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가 항공업계에도 직격타를 가해 여객수가 곤두박질쳤다.
12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에 따르면 2월 기준 국내 항공사를 이용한 여객수는 총 426만1,65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44% 감소했다.
국내 항공사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항공사는 진에어이며,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순으로 나타났다.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를 모두 포함해 국내 항공사 중 여객수 하락폭이 가장 적은 항공사는 에어서울이다.
국내 LCC 2위인 진에어는 지난 2월 국내 항공사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이면서 기를 펴지 못했다. 지난 2월 진에어를 이용한 여객수는 28만4,742명으로, 전년 동월 여객수 74만3,467명에 비해 61.70%나 감소했다. 지난 2월 여객수는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을 제외한 국내 항공사 중 최하위다.
LCC 2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도 전년 동월 대비 여객수 하락 비율이 46.12%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최악의 성적이다.
업계에선 진에어가 이 같은 성적표를 받게 된 데는 국토교통부의 제재 조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제재로 진에어는 △신규노선 취항 △신규 항공기 도입 △부정기 노선 운항 등 3가지가 불가한 상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진에어는 지난 2018년 조현민 한진칼 전무(전 진에어 부사장)의 갑질과 불법 등기이사 등재로 같은 해 8월 국토부로부터 제재를 받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제약됐다”며 “현재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진에어 제재 해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항공업계 지원도 조속히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내 항공사 중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여객수 감소율이 가장 낮았던 항공사는 에어서울이다. 지난 2월 에어서울을 이용한 여객수는 총 10만9,848명을 기록해 단순히 여객수만 놓고 볼 경우엔 진에어보다 낮다.
하지만 전년 동월 여객수(16만7,851명)에 비하면 하락폭이 34.56%에 그쳤다. 대부분의 LCC가 40% 이상의 여객수 하락폭을 보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이다. 에어서울은 지난 1월에는 18만1,847명의 여객이 탑승해 전년 동월 대비 약 99.58% 정도의 성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7월 한국과 일본 정상간 외교 갈등으로 ‘보이콧 재팬’의 직격타를 입은 후 아직 일본노선이 회복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에어서울은 올해 연초부터 보라카이·나트랑·코타키나발루·씨엠립 등 동남아 노선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특가 이벤트를 연이어 진행하면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노력한 바 있다.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는 올 초 “올해는 영업력을 더욱 강화하고 에어서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빠른 시일 안에 턴어라운드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에어서울은 올해 대만과 중국 산둥반도 지역, 그리고 베트남 꾸이년(퀴논), 러시아 극동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 등에 신규 취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업계 상황이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이같은 계획에도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에어서울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급여를 반납하는 방식으로 최근 경영 환경 악화에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 모든 항공사는 코로나19가 지난 2월부터 국내에 창궐하기 시작하면서 수익성에 직격타를 입었고, 올해 세운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지난 2월 성적은 3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악화에 지난달 말에는 급기야 LCC 사장단이 직접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비롯해 공항사용료 등 비용과 세금 감면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동 긴급 건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실상 수익 창출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가운데 업계에선 국토부가 보다 현실적인 지원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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