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민생당 의원이 지난 2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천정배 민생당 의원이 지난 2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천정배 민생당 의원이 4·15 총선에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종로 출마설과 관련, 당 지도부에 “이낙연 전 총리를 위태롭게 한다"며 당 지도부에 손 전 대표의 출마 만류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천 의원의 서한은 자당 대표급 인사의 종로 출마가 집권여당 대선주자인 이 전 총리의 선거, 나아가 민주당과 민생당을 아우른 ‘범민주진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재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종로는 이 전 총리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최대 빅매치가 예정돼 있다.

12일 민생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천 의원은 전날(11일) 김정화·유성엽·박주현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에게 “손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선 안 된다”는 제목의 서한을 보냈다.

천 의원은 “민생당은 범민주개혁세력의 일원으로 이번 총선에서 수구적폐세력의 발흥을 강력 저지해야 한다”며 “다음 대선에서 이들의 집권을 막고 민주정부 제4기를 여는 데 최대한 기여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손 전 대표의 종로 출마는 범민주개혁세력의 중심 인물이자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총리를 위태롭게 하며 수구적폐세력과 그 대권주자를 돕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썼다.

천 의원이 타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범민주개혁세력’으로, 이 전 총리를 ‘가장 유력한 차기대권후보’로 치켜세운 것이다. 반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향해서는 ‘수구적폐세력의 대권주자’라고 했다.

천 의원은 이어 “민생당이 결코 가서는 안 될 길이며, 우리 당이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길”이라고 적었다.

천 의원은 해당 서한과 관련해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범민주세력 압승이라는 큰 틀에서 이번 총선을 바라봐야 한다”며 “그 다음에 우리 당의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손 대표에게 출마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종로가 아닌) 다른 지역도 있다”며 “이 전 총리는 범민주세력 대권주자이고, 황 대표도 상대 측의 대권주자인데 손 전 대표가 나가면 저쪽(통합당)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건 우리 대의에 어긋난다”고 했다.

민생당 고위관계자는 천 의원의 서한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관계자는 “호남이 지역구(광주 서구을)인 천 의원은 손 대표의 종로 출마가 이 전 총리에 우호적인 호남 여론에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타당 후보의 낙선을 걱정해 우리 당 인사의 출마를 막아달라고 지도부에 요구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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