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이른바 언택트 소비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이른바 언택트 소비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극에 달하고 있다. 아예 상호간 접촉을 꺼리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흐름이다. 이른바 ‘언택트’(untact) 소비 시대의 도래다. 달라진 소비 패턴에 맞춰 유통가에서도 비대면 서비스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접촉꺼리는 사회’… 백화점 쇼핑도 비대면으로

요즘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언택트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이미 주변 생활 곳곳에 언택트 서비스가 도입돼 정착이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키오스크를 꼽을 수 있겠다. 롯데리아나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 업체들은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2015년경부터 무인결제 주문기기인 키오스크를 매장에 보급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2018년 ‘10대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언택트를 꼽았다.

연간 20조 규모로 성장한 배달앱도 언택트 소비와 맥락을 같이 한다. 키오스크와 마찬가지로 주문과 결제를 비대면으로 끝내고 제화만 직접 건내받는 배달 O2O는 일찍이 생활의 일부로 안착했다. 배달 문화를 이끈 기업들도 급성장했다. 한국을 배달 공화국으로 만든 1등 공신인 배달의 민족은 4조8,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에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DH)에 팔렸다. ‘새벽배송’ 시대를 개척한 마켓컬리는 2016년 174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이 불과 2년 만에 1,571억원으로 뛰었다. 몇 수 앞을 내다본 경영자의 혜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전대미문의 전염병 위기를 초래한 코로나19는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을 가속화화고 있다. 오프라인 위주의 운영이 필수로 여겨졌던 업종까지 비대면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던 백화점도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들과 스킨십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롯데백화점 라이브’ 운영에 들어간 롯데백화점은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쇼호스트와 인플루언서와 같은 진행자가 특정 시간에 백화점 매장에서 실시간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커머스 채널이다. 일종의 롯데백화점 전용 홈쇼핑인 셈이다.

롯데백화점이 신개념 서비스를 도입하게 된 건 최근 경영 상황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중추인 백화점 부문 영업익은 전년 대비 22%가 감소한 5,194억원에 그쳤다. 확진자가 다녀간 점포는 임시 휴업을 하는 등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고객들의 발길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3월 첫째 주(1일~ 8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 근처에서 간편하게 사먹던 빵도 비대면 방식으로 구매하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CJ푸드빌에 따르면 뚜레쥬르의 지난 2월 배달 서비스 매출이 전월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관련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개학이 연기되는 등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 1월부터 2월 스타벅스에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방문해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하는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언택트는 소통에서 오는 불편함 보다 쿨한 단절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성향과도 맞아 떨어진다”면서 “코로나19는 ‘언택트의 일상화’를 앞당기는데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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