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미도가 첫 드라마 주연작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 /tvN
배우 전미도가 첫 드라마 주연작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 /tvN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전미도가 대본을 처음 읽는 순간 ‘아, 이게 송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운관에선 ‘낯선’ 배우 전미도가 첫 드라마 주연작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 이성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의사의 면모부터 따뜻한 인간미는 물론, 엉뚱한 반전 모습까지 다채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신원호 감독의 선택은 이번에도 옳았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 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응답’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의 신작으로 기획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특히 두 사람은 수많은 신인 혹은 무명 배우를 발굴하며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바 있어,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캐스팅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번 작품에서 신 감독과 이우정은 전작들과 달리 조정석부터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등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배우들로 라인업을 꾸렸다. 이들 사이 홍일점으로 이름을 올린 전미도만 유일하게 새로운 얼굴로 주목을 받았다.

신원호 감독은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캐스팅에 얽힌 비하인드를 공개했는데, “회의를 통해 캐릭터를 만들긴 하지만, 제작진도 실제로 그 캐릭터를 본 적은 없다”며 “그런데 전미도가 대본을 읽는 순간, ‘아 이게 송화다’라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전미도를 향한 남다른 신뢰를 드러내 이목을 끌었다. 또 전미도의 공연을 보고 열렬한 팬이 된 조정석과 유연석이 그의 캐스팅을 적극 추천했다고 밝혀 기대를 더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안정적인 연기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전미도.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캡처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안정적인 연기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전미도.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캡처

드디어 베일을 벗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전미도는 안정적인 연기력과 흠잡을 데 없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신원호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화답했다. 극중 의대 동기 5인방의 정신적 지주이자 홍일점인 신경외과 교수 송화 역을 맡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방송에서 전미도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환자에게 곧바로 CPR을 시도하고 응급대원에게 환자의 상태를 알리는 등 긴박한 상황에서도 능숙하게 일을 해결하며 베테랑 의사 송화로 완전히 분해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냉정하게 사고들을 처리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뛰어난 능력의 송화의 모습부터 환자들 앞에서는 밝게 웃으며 친절한 의사의 면모까지 카리스마와 따뜻함을 아우르는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엉뚱한 반전 매력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의대 동기 익준(조정석 분)‧정원(유연석 분)‧준완(정경호 분)‧석형(김대명 분)과 밴드를 결성하게 된 송화는 자신의 주장으로 보컬을 맡았지만, 음치이자 박치였던 것. 실제 뮤지컬 배우로 엄청난 노래 실력의 소유자인 전미도가 선보이는 음치 연기가 예상치 못한 웃음을 터트리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전미도. /뉴시스(한국뮤지컬협회)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전미도. /뉴시스(한국뮤지컬협회)

이제 막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지만, 전미도는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14년 차 베테랑 배우다.

2007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뒤 뮤지컬 ‘빠리빵집’ ‘닥터 지바고’ ‘어쩌면 해피엔딩’ ‘스위니토드’ ‘베르테르’ 등과 연극 ‘오슬로’ ‘썸걸즈’ ‘메피스토’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2008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여자신인연기상을 시작으로 △‘제9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 △‘예그린 뮤지컬 어워즈’ 여자인기상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지닌 실력파다.

매체로 활동 반경을 넓힌 전미도는 방송 단 1회 만에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무대에서 쌓은 탄탄한 내공을 바탕으로 특유의 정확한 발성과 안정적인 대사 처리, 담백한 감정 표현 등 자신의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극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이 남은 전미도.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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