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에 GKL의 매출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뉴시스
코로나19 사태 속에 GKL의 매출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전방위적으로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는 가운데, 유태열 GKL(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의 발걸음도 꼬이고 있다. 실적 반등이 절실한 시점에 직격탄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

◇ 아쉬움 남긴 2019년 실적

GKL은 지난해 연결 기준 4,907억원의 매출액과 968억원의 영업이익, 723억원의 당기순이익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 소폭 상승했으나 2년 연속 5,000억원대를 넘지는 못했다. GKL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5,000억원대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 대비 7.9% 감소한 영업이익은 아예 1,000억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GKL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2018년 6월 취임 후 처음으로 온전한 자신의 성적표를 받아든 유태열 사장 입장에선 아쉬움이 가득할 수밖에 없는 수치다.

경찰 출신인 유태열 사장은 카지노 사업은 물론 경영자로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가 GKL 수장으로 낙점된 이유는 사행산업을 영위하는 GKL에 보다 확고한 기강확립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태열 사장 취임 이후 GKL 내부에선 불미스러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직원 간 폭행사건이 벌어진 데 이어 직원들의 해외 카지노 출입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기도 했다.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실시된 내부감사만 올해 벌써 9건에 달하고, 이 중 6건에 대해 신분상 처분요구가 결정됐다.

이처럼 기강확립이란 유태열 사장의 당면과제는 취임 2주년이 임박했음에도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경영 지표에서도 아쉬움을 남기게 되면서 유태열 사장은 여러모로 체면을 구기게 된 상황이다.

◇ 코로나19 사태에 매출 목표 달성 ‘빨간불’

이런 가운데, 유태열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실적 반등을 강조한 바 있다. 2020년 경영목표로 외국인입장객 179만명과 매출 5,026억원을 제시했다.

전망 역시 밝았다. 한때 뚝 끊겼던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점차 회복되고 있었고, 한중 항공노선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잇따랐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경영지표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데 이어 올해 1월 매출액도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뜻밖의 악재가 드리우면서 장밋빛 전망은 오래 가지 못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2월 중순 이후 국내에서도 거센 확산세에 돌입한 것이다.

불특정 다수가 밀폐된 실내 공간에 머무는 카지노 영업의 특수성과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40~45%의 비중을 차지하는 GKL 특성상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GKL은 코로나19 사태로 전면 휴장에 돌입한 강원랜드와 달리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단,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입장이 가능하도록 하고, 방역 등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영업중단 사태에 이르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입장객수는 크게 감소했다. GKL 관계자는 “입장객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GKL의 2월 매출액은 1월 대비 19.5%나 감소했다. 영업일수가 적은 점을 감안해도 하락폭이 크다.

올해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잔뜩 꼈다. 당분간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번져나가면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도 큰 폭의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매출액 5,000억원대 회복을 노렸던 유태열 사장 입장에선 목표달성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GKL 관계자는 “현재로선 한 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올해 매출액 등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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