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오제세‧문석균 등 무소속 출마, “무소속 출마시 복당 안돼”

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4‧15총선 공천 결과를 놓고 ‘친문 불패’, ‘청와대 출신 강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공천 탈락자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인사들이 끝까지 본선을 완주할 경우, 여권 표가 분산되면서 박빙 선거구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당내 갈등 봉합이 총선 승리를 위한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됐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무소속 출마 시 영구 제명, 복당 불허”라는 극약 처방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도부의 극약 처방이 무소속 출마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서울 동대문구을 3선 중진 민병두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해 이번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결행할 예정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과거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당했던 민 의원을 컷오프하고 동대문을을 ‘청년 우선 전략지역’으로 지정했다. 이곳에서는 김현지 중앙선대위 코로나19대책추진단 부단장과 장경태 청년위원장 간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민 의원은 16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주민공천 후보가 되려면 300∼500명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며 “탈당은 이번 주 내에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친문이 아니기 때문에 공천에서 밀려 났다’는 지적에 대해 “당에서 저한테 불출마를 권유하는 두 명의 메신저가 와서 두세 시간 동안 긴 시간 이야기를 했다”며 “그때 내가 울타리가 없어서 이렇게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 이야기를 솔직히 했다”고 강조했다.

역시 ‘컷오프’된 충북 청주시 서원구 오제세 의원(4선)은 한때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겨 출마하는 방안까지 고려했으나 통합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 출마로 결심을 굳혔다.

오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통합당 후보로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주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최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의원 시절에 보좌관을 지낸 이장섭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민주당 경선에서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을 꺾고 본선 티켓을 획득했다.

오 의원은 컷오프에 대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보좌관 출신으로 지역에서 선거운동도 전혀 하지 않던 이장섭 예비후보에게 밀려 의도적으로 배제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전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도 이날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는 하루 뒤인 17일 의정부시청에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문 전 부위원장은 당초 의정부갑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아버지 지역구 세습’ ‘아빠찬스’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월 23일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미련 없이 제 뜻을 접으려고 한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민주당은 소방관 출신 영입 인재 오영환 예비후보를 의정부갑에 전략공천한 상황이다. 그러나 의정부갑 지역 당직자들과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오 후보를 배척하고 문 전 부위원장을 지지하고 있어 여권 표 분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역 의원인 이훈 의원이 불출마한 서울 금천에서는 최기상 전 판사가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다른 예비후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략공천은) 소중한 국민과 당원의 권리를 빼앗았고 권력은 밀실에서 나왔다. 불합리하고 공정하지 않다”며 “당당히 국민과 함께 걷겠다”라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금천에서 17대‧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목희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내일(17일) 다시 당에 전략공천 철회를 촉구하고 전략공천이 불가피했다면 그 사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이 부위원장은 “당에서 계속해서 아무런 설명이 없거나, 전략공천 이유가 납득이 안되면 저는 불공정 공천을 주도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인지 추후 행동 방안을 지금 모색하고 있다”며 “만일 그런 상황이 오면 행동에 돌입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에서는 조일현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곳에 원경환 전 강원지방경찰청장을 전략공천했다.

제14‧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조 예비후보는 홍천군 홍천읍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도당위원장을 3번씩 한 대표선수인데 공천에 원천 배제돼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공평하다’는 당의 구호와 전혀 다른 처사”라며 “총선 출마를 위해 일단 민주당을 탈당하며 총선에서 승리해 당을 바로잡고 지역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원주갑에서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출마에 반발한 권성중 예비후보가 지난 2일 “불공정한 중앙당의 공천 과정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의 요청으로 총선에 출마하면서도 경선을 자청했던 이광재 전 지사는 최근 강원 원주갑 경선에서 박우순 전 의원을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충남 천안병에서는 김종문 예비후보가 민주당이 자신을 컷오프하고 박양숙 전 서울시 정무수석, 이정문 변호사간 경선을 진행하자 “민주당 당헌이 정한 절차를 모두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다. 천안병에서는 이정문 변호사가 박양숙 전 수석을 경선에서 누르고 공천을 확정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무소속 출마 속출 사례가 계속하자 ‘영구 제명’이라는 극약 처방을 들고 나왔다.

민주당은 16일 열린 고위전략회의에서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자들을 영구 제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에서 총선 출마 준비를 하다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 제명하겠다”며 “호남에서 다른 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면 우리 당으로 입당‧복당하겠다고 선거 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복당 입당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에서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되면 해당 지역구에서 우리 당이 선거운동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향후 복당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