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대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유튜브를 통해 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내렸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않게 돌아가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지난 15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추는 깜짝 결정을 내렸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1~1.25%에서 0~0.25%로 내린 바 있다.

우리나라 통화당국도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긴급하게 꺼내들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지난 16일 오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0%대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즉 사상 처음으로 제로금리 시대가 열린 셈이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27일 정례 금통위 때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지만 경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달 들어 미국·유럽까지 급속하게 코로나19가 전파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실물 경기 위축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미국이 금리 인하를 결정하자 한은도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2008년 10월 이후 약 12년 만이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며 “또한 그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통화 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 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한은은 밝혔다.  

금통위 측은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 거시경제의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도 시장의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7.50원 오른 1243.5원에 마감했다. 또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42포인트(2.47%) 내린 1,672.44에 장을 마쳤다. 아울러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제로금리 시대’가 경제적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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