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인의 시비 앞에서 4.15 총선에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인의 시비 앞에서 4.15 총선에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가 17일 대구 수성을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대구 수성을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어서 사실상 통합당 집안싸움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선 후 복당 의지를 피력한 홍 전 대표의 선거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 회견을 열고 “지난 25년간 몸 담았던 정당을 떠나 대구 수성을에서 출마하고자 한다”며 “잘못된 협잡공천과 대선 경쟁자 쳐내기라는 일부 세력의 불순한 음모 때문에 잠시 당을 떠나 광야로 나가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홍 전 대표는 “이제 홍준표의 길을 가겠다. 지금부터는 오직 홍준표의 시간”이라며 “무소속이 아니라 시민 여러분이 추천한 ‘시민공천 후보’로서 당당히 여러분 앞에 서겠다”고 했다.

홍 전 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수성을은 3자 구도로 21대 총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상식 전 국무총리 민정실장을 일찌감치 수성을에 공천했다. 통합당은 이인선 전 경제자유구역청장과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의 경선을 통해 내주 중 최종 공천자를 가린다.

지난 20대 총선 수성을 결과를 살펴보면 주호영 당시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당의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46.82%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35.46%의 득표율을 올린 이인선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정기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7.71%의 성적을 기록했다. 보수 득표율만 합산하면 80%를 상회한 셈이다.

19대 총선에서도 주호영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득표율 64.22%로, 2위 남칠우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를 가볍게 누르고 당선됐다. 따라서 21대 총선에서도 홍 전 대표와 통합당 최종 공천자와의 집안싸움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홍 전 대표는 당선 후 복당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대구 총선에서 승리한 후 바로 복당하겠다. 탈당이라 해 봐야 불과 40일 남짓에 불과하다”며 “당으로 돌아가 공천과정에서 나타났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고 보수를 보수답게, 야당을 야당답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홍 전 대표의 선거 전략은 집안싸움이 아닌 ‘반(反)문재인·정권 심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선거 슬로건으로 ‘타도 문재인·선택 홍준표’를 채택했다.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홍 전 대표가 결국 통합당 후보와 겨뤄야 함에도 ‘시민공천 후보’임을 거듭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홍 전 대표는 회견에서도 ‘반문’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문재인 정권의 좌파 포퓰리즘과 정책 실패로 나라가 넘어가고 있다”며 “문 정권을 이대로 두고만 볼 수 있는가. 지금 문 정권 타도 운동을 과연 누가 제대로 해낼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홍준표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제대로 할 사람은 저밖에 없다”며  “대구시민들과 함께 현 정권을 심판하고 야당 지도부가 제대로 투쟁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가 당장 현장에서 선거운동을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따라서 홍 전 대표는 강점으로 평가받는 소셜미디어 기반 ‘메시지 정치’를 통해 상처받은 대구시민을 위로하는 한편 반문정서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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