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차기 행장에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이 내정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은행업황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대로 낮추는 대책을 내놨다.

‘초저금리 시대’가 찾아오면서 은행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각 은행장들은 저마다 대책 마련을 위해 신발끈을 단단히 조이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농협은행은 새로운 수장 체제를 맞이해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는 점에서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 농협은행장 후속 인선 마무리 속도  

농협은행 차기 행장에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이 내정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지난 17일 손 부사장을 신임 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손 내정자는 오는 20일 자격검증 및 면접을 거친 뒤 최종 후보로 확정된다. 신임 농협은행장 선임건은 24일 개최될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된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손 내정자의 선임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최근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이 돌연 사퇴한 데 따른 후속 인사다. 이 전 행장은 지난해 말 3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달 초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1월 취임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해석됐다. 

후속 인사는 비교적 빠르게 진행돼 왔다.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 CEO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는데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등 여러 악재들이 혼재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후속 인사에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후임인 손 내정자에 대해 기대감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분위기다. 그는 그룹 내에서 기획·전략통으로 꼽히는 인사다.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기량을 발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손 내정자는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기획조정실 팀장, 농협은행 스마트 금융부 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실 실장, 농협중앙회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농협금융 사업전략부문장(상무) 겸 농협은행 글로벌 사업부문장 등을 거친 바 있다. 

다만 취임 후 마주할 과제는 가볍지 않다. 우선 당면 과제로는 조직 수습이 꼽힌다. 갑작스런 수장 교체로 뒤숭숭한 조직을 다잡을 필요성이 거론된다. 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면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 코로나19로 금융시장 들썩… 위기 극복 리더십 발휘할까   

농협은행을 비롯한 각 은행들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여파로 영업점 폐쇄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한 관리를 해야 한다. 농협은행은 점포 내 방역과 위생을 강화해 왔다. 또 최근 콜센터 전체 인력 중 일부에 대해선 재택근무도 실시 중이다. 

이 같은 다양한 확산 방지 대책이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점검을 강화하는 것 역시 차기 행장의 우선 과제로 지목된다. 이와 함께 코로나 19 피해 기업과 소상공인 지원도 지속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점쳐진다.  

수익성 악화 대비책 마련도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오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예대마진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업황 악화에도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키 어렵다. 이에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선 손 내정자가 디지털금융과 글로벌 사업 강화에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금융 부문에 있어선,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평가돼 온 만큼 기대감이 높은 분위기다. 과연 농협은행이 손병환 행장 체제를 맞이해 위기 극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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