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인 아트라스비엑스가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던 박정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계획을 결국 철회했다. 박정호 전무는 그룹 오너일가의 범죄혐의에 연루됐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으며, 이에 소액주주 측은 거세게 반발하며 그의 선임을 반대했다.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화를 앞두고 있는 아트라스비엑스는 지난 19일 주주총회 안건을 정정 공시했다. 지난달 27일 첫 공시와 달라진 점은 제3호 의안이다. 당초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으나, 이 중 사내이사 1명이 제외됐다.
주인공은 제3-1호 안건으로 올랐던 박정호 사내이사 후보자다. 아트라스비엑스 측은 이사회 결의로 안건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전무인 그는 아트라스비엑스의 차기 대표이사로 낙점됐던 인물이다. 아트라스비엑스는 지난해 1월 배호열 전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돌연 사임한 뒤 최석모 상무가 임시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박정호 전무는 이내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그룹 오너일가의 범죄 혐의에 연루된 인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박정호 전무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의 혐의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해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박정호 전무는 한국타이어 구매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조현범 사장으로부터 계좌번호와 함께 500만원을 입금하라는 지시를 받은 뒤 하청업체 대표에게 해당 계좌를 전달한 인물로 지목된다. 이후 하청업체 대표는 10년 넘게 매달 500만원을 이 계좌에 입금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박정호 전무는 하청업체 대표에게 조현범 사장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친분에 의한 부탁이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사측과 대립각을 이어오고 있는 소액주주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사측이 선임하려는 박정호 사내이사는 아트라스비엑스의 지배주주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대주주 일가이자 그룹 대표이사인 조현범의 업무상 횡령 등 범죄에 조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정부는 공정과 정의를 강조하고 이사의 자격을 엄격히 강화하는 등 경제정의실천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이때, 이런 범죄혐의 인물을 회사 대표이사로 선임하려 한다는 것은 정부와 소액주주를 대놓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아트라스비엑스가 주총을 열흘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박정호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계획을 철회한 것은 이 같은 논란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박정호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계획은 철회됐지만 아트라스비엑스의 이번 주총은 여전히 뜨거운 ‘표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소액주주 측은 사측에 맞서 배당금, 중간배당제 도입,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을 제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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