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종로구 후보자가 23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종로 서부지역 공약 발표를 마치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종로구 후보자가 23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종로 서부지역 공약 발표를 마치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한국당이 한선교 전 대표 시절 미래통합당 영입인재를 비례대표 당선권(20번)에서 대거 배제하면서 촉발된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의 갈등, 이른바 ‘한선교의 난(亂)’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든 모습이다. 물갈이된 미래한국당 지도부가 비례대표 순번을 손질키로 결정하면서다. 비례대표 순번 재조정에 따른 여진 해결이 황 대표 앞에 놓인 과제다.

황교안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통합당·한국당의 공천 갈등에 대해 “몇가지 씁쓸한 소식을 접했을 것”이라며 “더 강해지는 혁신, 더 커지는 통합 과정의 부득이한 성장통”이라고 했다. 이어 “단일대오로 뭉쳐 한마음, 한뜻으로 좋은 결과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당내 공천 잡음을 빠르게 수습했다는 자신감이 기저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국당 비례대표 명단을 둘러싼 황 대표와 한 전 대표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결국 한국당 지도부는 지난 19일 공천 파동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고, 친(親)황교안계 주축의 새 지도부가 출범했다.

친황계 인사인 원유철 의원이 대표를, 황 대표 특별보좌역을 지낸 배규한 백석대 사회복지학부 석좌교수가 공천관리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한 전 대표는 19일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정치 인생 16년의 마지막을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무엇인가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제 생각은 막혀버렸다”며 사실상 황 대표 등 통합당 지도부를 정조준해 비판했다.

당시 그는 황 대표가 박진 전 의원과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의 비례 공천을 주문했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한 전 대표가 2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 경솔함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됐다”며 “(황 대표를) 변함없이 존경한다”며 태세를 전환했다. 4·15 총선이 초읽기에 접어든 가운데 당내 공천 갈등이 확산되는 것에 한 전 대표가 강한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한선교 난’의 종식과 함께 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은 당초 밀려났던 통합당 주도 영입인재들이 전진배치될 것으로 관측된다.  황 대표가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지 일주일만이다.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1번,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이 2번에 배치되는 등 비례 명단이 전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관장과 윤 전 원장은 앞서 당선권 밖인 21번과 26번을 배정받았다.

기존 1번·2번이었던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과 신원식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은 각각 5번과 8번으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성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과 최승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 등 통합당 영입 인사들의 당선권 배치도 확실시된다. 이 사무총장과 최 전 회장은 각각 4번과 10번이 예상된다. 기존 당선권 배치 후보들이 후순위로 밀려나는 것은 불가피하게 됐다.

황 대표는 한국당 비례대표 순번 재조정에 따른 여진 해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새 얼굴 진입으로 당선권에서 밀려난 후보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것이 필수다. 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수정을 속전속결로 진행했지만 깔끔한 수습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앙심을 품은 복수 후보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의당의 고발도 변수다. 정의당은 이날 황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황 대표가 타당인 한국당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 관여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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