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이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뉴시스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이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이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성큼 다가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상정된 안건 중 가장 뜨거운 논란에 휩싸인 것은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를 임기 2년의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다.

당초 사내이사 후보자는 조영철 한국조선해양 부사장이었다. 그런데 첫 공시 이후 4일 만에 후보자가 전격 교체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도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마찬가지로 가삼현 대표가 신규 사내이사 후보자다. 한국조선해양 역시 첫 공시엔 가삼현 대표의 이름이 없었는데, 나중에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추가되며 그의 이름이 등장했다.

2018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에 오른 가삼현 대표의 그룹 내 존재감이 대폭 강화될 전망인 가운데, 반발 또한 거세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참여연대 등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 등 공적기금이 가삼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의 하도급 갑질 및 하청업체 체불 책임이 가삼현 대표에게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부터 4년 동안 하도급 갑질을 벌인 혐의로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여기엔 가삼현 대표의 재임기간도 포함된다.

가삼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은 오너일가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삼현 대표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핵심 측근이자, 후계자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멘토’로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반대 목소리가 상당한 가운데, 국민연금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의 2대 주주다.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10.66%, 한국조선해양 지분 10.21%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최대주주 측 지분이 33% 수준인 가운데,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설사 선임 자체는 성공하더라도 정당성에 물음표가 남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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