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가파른 매출 성장세와 함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가파른 매출 성장세와 함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며 국내 배달앱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4년 만에 11배 껑충 뛴 매출은 배달앱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지만, 동시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며 또 다른 단면도 드러냈다.

우아한형제들이 공개한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5,65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80% 성장한 수치이자, 처음으로 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2015년 49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불과 4년 만에 11배 이상 성장을 달성하게 됐다.

우아한형제들의 이 같은 실적 상승세는 국내 배달앱 시장의 성장세와 발걸음을 같이 한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최근 수년간 여러 측면에서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주문 및 결제의 편리성과 메뉴의 다양성 등 질적인 향상도 계속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이고 있는 배달의민족은 업계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소상공인들이 배달의민족을 통해 올린 매출액이 지난해 8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2015년 1조원, 2017년 3조원, 2018년 5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성장세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실적이 마냥 ‘빛’만 나타낸 것은 아니다. ‘그림자’도 있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3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이후 4년 만의 적자전환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15년 2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016년 25억원, 2017년 217억원, 2018년 5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이 같은 적자전환에 대해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라이더 프로모션 비용 등 지출이 고루 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889억원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거침없는 성장세 속에 나타나고 있는 ‘출혈경쟁’이 적자전환의 주요 원인이었던 셈이다.

물론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 도전 역시 적자전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말 식재료 및 생활용품 배달 서비스인 ‘B마트’를 새로 론칭했고, 서빙로봇·배달로봇·요리로봇 등의 개발 및 상용화도 적극 추진 중이다.

다만,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기업의 본질인 만큼 이 같은 적자가 향후 소상공인 및 소비자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출혈경쟁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 뒤, 이를 보전하기 위한 행보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배달의민족을 중심으로 한 국내 배달앱 시장의 대규모 인수·합병 추진은 이러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와 인수·합병을 발표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법인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통해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 등을 운영 중인 곳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의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 합계는 99%에 달한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대표는 “2019년은 국내 음식배달 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한 기술 경쟁력과 경영 노하우를 축적한 한 해였다”며 “2020년은 건전한 성장 구조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음식점주들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더 많은 매출을, 이용자들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드실 수 있도록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운영하고, 각종 푸드테크의 첨단화에도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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