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이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을 신규 사외이사 선임할 예정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각 금융지주사에 새롭게 합류하는 사외이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 실무가는 물론, 학계 및 회계 등 각계 각종의 전문가들이 신규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는 고위 금융관료 출신을 영입한 곳도 있다. 특히 DGB금융그룹은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 DGB금융, 사외이사진 6명에서 7명으로  

DGB금융은 오는 26일 오전 10시 대구은행 제2본점 4층 다목적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상정한다.  

DGB금융은 총 3명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올린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권혁세·이성동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이담 현 사외이사는 재선임 후보로 안건이 상정된다. DGB금융 사외이사 중에는 이담 이사와 서인덕 이사가 이달 말 임기 종료를 맞았다. 서 이사는 임기 만료와 함께 자리를 물러나게 됐지만 이담 이사는 연임에 성공했다.

아울러 DGB금융은 이번에 신규 사외이사 2명을 충원해 전체 사외이사 인원을 6명으로 7명으로 확대한다. 

권혁세 DGB금융 사외이사 후보는 지배주주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직무 수행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뉴시스

신규 사외이사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이는 단연 권혁세 후보다. 그는 정통 금융관료 출신이다. 

1956년 대구 출생인 권 후보는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세청, 재무부 세제국, 보험국을 두루 거친 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 금융위 사무처장,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1년 3월부터 2013년 3월까지 2년간 금융감독원장직을 수행했다. 금감원장 임기 첫해엔 부실 저축은행 사태 파장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흘렸던 바 있다.  

◇ 금감원장 출신 영입에 구설… 투명성 강화 포부 통할까  

이후 관직에서 물러난 뒤엔 법무법인 유한 율촌의 비상근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6년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력도 갖고 있다. 이외에 퇴임 후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커머셜, 농협중앙회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다. 상장사 사외이사 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자신의 고향인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의 사외이사로 합류해 이목을 끌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권 후보자는 금융, 경제, 리스크, 재무 분야 전문가”라며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소극적 자격요건과 지배구조 내부규범에서 정한 적극적 자격요건을 모두 충족하며 금융산업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으로 사외이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고위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금융권에선 고위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할 때마다 이른바 ‘방패막이’ 논란이 일곤 한다. 정부 부처와 인연을 갖고 있는 이들을 외풍을 막아주는 방패막이 차원에서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구설이 제기되는 것이다. 권 후보 역시 고위 금융 공직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하는 분위기다. 다만 권 후보의 경우, 외부 서치펌 등을 통해 추천된 인사로 알려진다. 이에 영입 과정에서 투명성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권 후보는 “지배주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지위에서 직무를 수행할 계획”이며 “직무관련자로부터 뇌물, 향응, 금품 등을 수수하거나 요구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하며, 사외이사의 직위를 이용해 인사 관여, 이권개입, 알선, 청탁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그룹의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사외이사로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과연 포부대로 DGB금융 경영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을 제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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