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 한진칼 주총서 의결권 가진 주식비율 8.2% → 5%
한진그룹 “법원 판결 존중, 금감원 조사 통해 합당한 처분 내려지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서로 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어 논란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 대한항공, 반도건설
서울중앙지법은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오른쪽)이 반도건설 계열사를 통해 보유한 한진칼 주식 8.2% 중 ‘단순 투자’로 밝히고 추가 매입한 지분 3.2%에 대해 주총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은 이번 주총에서 경영권 사수에 한 발짝 다가섰다. / 대한항공, 반도건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반(反)조원태 3자 주주연합 중 반도건설은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낸 가처분 소송에서 2건 모두 패소하면서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 비율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이 오는 27일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 할 수 있는 지분 비율은 5%로, 종전보다 3.2% 줄어들었다.

반면 한진칼은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대한항공 사우회 등이 보유한 자사 지분 3.79%를 사수하면서 양측의 의결권 비율은 큰 폭으로 벌어졌다.

이에 한진그룹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지난 24일 저녁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4일 오전, 한진칼 3자 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3일과 12일 제기한 가처분 소송 2건에 대해 공판을 열고, 2건 모두 원고의 신청을 기각했다.

먼저 지난 3일, 3자 연합은 오는 27일 예정된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건설 계열사들이 보유한 한진칼의 주식 8.2%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3자 연합은 “반도건설 측은 관련 법령에 따라 한진칼 지분 매입 목적을 적법하게 공시해 왔다”며 “한진칼의 현 경영진은 지속적으로 지분 매입 목적에 대해 근거 없는 의문을 제기하며 법 위반 문제까지 거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반도건설이 지난해 주주명부 폐쇄 이전 취득한 한진칼 주식 485만2,000주(8.2%)에 대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에 대해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소유 목적을 ‘경영 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로 밝히고 추가 매입한 지분 3.2%는 공시 위반”이라면서 “주총에서 5% 지분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시 위반의 경우 5%를 초과하는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다.

또한 법원은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대한항공 사우회 등 지분 3.79%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소송 역시 기각했다.

3자 연합은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는 모두 대한항공이 직접 자금을 출연한 단체”라며 “대한항공의 특정 보직 임직원이 임원을 담당하는 등 사실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예정된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 가능 비율은 조원태 회장 측이 37.24%, 3자 연합 측은 28.78%로 격차가 8.46%p로 크게 벌어졌다.

한진그룹 측은 법원의 판단에 대해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의 의결권 행사의 정당성 및 반도건설 측의 공시 위반에 따른 의결권 제한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법원 판결에 따라 금융감독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현아 주주연합(3자 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조사, 특히 반도건설 측의 주식보유목적 허위공시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조사를 거쳐 합당한 처분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 16일 금감원 기업공시국(지분공시심사팀)에 3자 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처분을 요구하는 조사요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한진칼이 지적한 3자 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내용은 △허위공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경영권 투자 △임원·주요주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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