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사장 사퇴를 두고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사장 사퇴를 두고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가 사장 사퇴 요구에 휘말렸다. LX 노동조합이 최창학 사장의 갑질 논란과 보복 인사 등으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공사 측은 노조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사장 사퇴가 이뤄질 때까지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내홍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노조 “갑질과 독선 사장… 즉각 사퇴하라”

25일 업계에 따르면 LX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갑질 논란과 보복 인사 등을 이유로 최창학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 9일 본부장 간담회와 19일 운영위원 및 본부장 연석회의를 통해 사장 퇴진 운동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 불거진 최 사장의 갑질 논란과 코로나19 관련 직원 안전대책 미비, 보복 인사 등을 이유로 최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코로나19 관련 위기관리위원회가 가동됐고, 노조는 현장 대면업무 최소화와 대구·경북본부 일부 지역에 대해 실효성 있는 안전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는 최 사장이 직원들의 안전은 뒷전이고,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언론 보도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최창학 사장은 현장 직원의 안전에 대한 신중한 고려보다 확진자가 발생해 언론에 오르내르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오히려 노동조합을 공공기관의 본분을 망각하고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업무를 해태하려는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올해 단행된 인사에 대한 정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LX는 올해 인사를 통해 감사실 직원 26명 중 20명을 교체했다. 이를 두고 최 사장이 류근태 전 상임감사와의 갈등을 겪었고, 이에 대한 보복인사를 단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조 또한 최 사장이 공정인사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불거진 운전기사 갑질 논란에 대해서도 워라밸을 내세우며 구시대적 사고와 발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 업무가 아닌 헬스장 이용 등 개인 용무에 새벽부터 운전기사를 대동했다는 갑질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LX 노조가 최창학 사장에 대해 보복 인사, 직원 안전책 미비, 갑질 논란 등으로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LX 측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반박하고 있다./뉴시스
LX 노조가 최창학 사장에 대해 보복 인사, 직원 안전책 미비, 갑질 논란 등으로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LX 측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반박하고 있다./뉴시스

◇ LX “사실과 다른 부분 많아… 안타까운 상황”

이와 관련 LX 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LX 측은 노조가 사실과 다른 부분을 내세워 ‘사장 사퇴’라는 프레임을 잡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LX는 기존 감사실 직원 중 호남 출신 직원이 대거 몰려 있다는 점에 감사실 인사에서 대규모 인원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LX에 따르면 LX 감사실 직원 26명 중 호남 출신은 16명이다. LX는 감사실 인사에 대해 직원 구성이 특정 지역 출신으로 치우치는 등 편중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LX 관계자는 “감사실 직원 26명 중 호남 출신이 16명인데, 이 같은 편중을 줄이기 위해 호남 출신을 5명으로 줄인 것 뿐”이라며 “지역 안배와 도덕성 등을 고려한 인사”라고 말했다.

이어 “사장님이 경북 출신이고 류근태 전 감사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전임 감사가 해임되자 호남 출신의 직원들을 감사실에서 배제한 점 때문에 사장님과 감사 사이의 갈등이 있었다는 소문이 있지만, 사실 무근”이라며 “호남 출신의 직원 수를 줄이기 위함일 뿐, 전임 감사와의 갈등으로 인한 보복 인사는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관련 직원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공사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4일 코로나19가 확산 추세를 보이자 CEO 지시사항으로 비대면 업무를 장려했고, 12일에는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업무를 일시 중단하라는 전문을 공포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LX는 운전기사 갑질 논란도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최 사장의 갑질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를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 이러한 주장이 제기된 것은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측의 이 같은 해명에도 노조는 최 사장이 사퇴할 때 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을 예고해 노사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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