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6 07:29
세계가 놀란 ‘코로나 진단키트’ 신속 개발 비화
세계가 놀란 ‘코로나 진단키트’ 신속 개발 비화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0.03.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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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학 소통과 협조의 결과… 청와대 “검사 능력 확대의 중요한 사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송파구 코로나19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 기업 씨젠에서 연구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송파구 코로나19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 기업 씨젠에서 연구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팬데믹)하는 가운데 한국의 코로나19 검사능력이 세계적인 우위에 올라서게 된 배경이 25일 밝혀졌다. 청와대는 민·관·학계의 소통과 협조가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월 27일 질병관리본부는 민간시약 개발업체 관계자들을 서울역사 내 회의실에서 만났다. 서울역사에 회의실을 잡은 이유는 설 연휴를 마치고 올라오는 기업인을 배려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질본은 코로나19 대유행 위기에 대비해 긴급사용승인 계획과 함께 진단키트 개발을 각 사에 요청했다. 또한 자체 개발한 실험법을 업계에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연구개발 등을 통해 코로나19 진단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있었고, 질본의 실험법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업계가 그동안 충분한 연구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 때 진단 키트를 개발한 경험 덕이다. 코젠바이오텍의 경우 대량생산 시스템과 품질관리 시스템, 연구개발 대응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있었고, 씨젠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진단키트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선 1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정 본부장과 정 원장은 통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검사 능력의 확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능력의 확대가 지역 확산을 막는 바로미터라고 판단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진단키트) 생산량이 1일에 몇백개 수준이라 양산에 집중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시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정 본부장에게 검역 단계부터 환자 유입 차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대응 관련 지시를 내리고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당부했다. 이에 질본은 민간시약 개발업체와 키트 양산을 위한 회의에 나섰다.

아울러 질본은 바이러스를 분리, 학계에 분양해 민간 차원의 진단키트 개발과 성능 평가에  도움을 줬다. 한정우 청와대 춘추관장은 “이런 사례들이 우리의 검사 능력을 증대시키는 데 굉장히 중요한 사례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송파구 코로나19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 기업 씨젠에서 연구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송파구 코로나19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 기업 씨젠에서 연구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청와대

현재 코로나19 진단에 활용되는 방법은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검사로, 진단까지는 6시간 정도 걸린다. 초기 검사법은 ‘판코로나 검사법’으로 불리며 진단하는 데 1~2일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RT-PCR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는지를 체크하기 위해 콧물이나 가래 등의 검체를 채취하고, 검체에서 바이러스의 껍데기를 걷어내 실 같은 한 가닥의 유전 물질을 뽑아낸 뒤 여기에 진단시약을 넣어 극미량의 유전 물질을 증폭한다. 그 결과를 전용 진단 장비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징적인 염기서열과 비교해 판정을 내린다. 

업계가 진단키트 개발을 마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긴급사용승인을 추진했다. 이에 23일 기준 5개 업체의 제품이 긴급사용 승인제품이 돼 민간 의료기관에서 진단이 가능해졌다. 

긴급사용승인제도란 감염병 대유행 등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긴급하게 사용이 필요한 의료기기를 허가 면제, 한시적으로 신속하게 제조·판매·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제도는 지난 2016년 메르스사태 발생 시 최초 도입됐다.

정부의 발 빠른 긴급사용승인제도 도입은 위기상황에서 민간의 혁신역량을 방역에 신속하게 활용, 코로나19 조기진단 체계 확립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2일 기준으로 코로나19 검사는 일일 1만5,000~2만건을 수행 중이며, 누적 합계 총 32만여건을 실시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5일 오전 RT-PCR을 활용한 코로나 진단 시약으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기업인 씨젠을 방문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진단시약 업체 5곳과 간담회를 가졌다. 

또 이 자리에는 진단키트 개발에 도움을 준 학계 관계자도 참석했다. 병원의 실험실을 통해 진단키트 개발의 성능을 평가해준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권계철 이사장과 코로나19 시험을 시행하는 모든 병원의 정도관리를 담당한 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 민원기 회장 등이 함께 했다. 정도관리란 각종 기기·장비의 정확도 등을 검사·관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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