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계열사 티케이케미칼의 마수걸이 분양 단지인 송추 북한산 경남아너스빌이 대규모 미분양을 기록했다./뉴시스·SM그룹
SM그룹 계열사 티케이케미칼의 마수걸이 분양 단지인 송추 북한산 경남아너스빌이 대규모 미분양을 기록했다./뉴시스·SM그룹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SM그룹 계열사 티케이케미칼이 지난해 분양사업 지연의 여파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어 올해 마수걸이 분양에 나섰지만,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분양시장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아파트 내수판매로 건설 부문 매출 전체를 충당하고 있어 올해 반등이 요원한 상황이다.

티케이케미칼은 지난해 대규모 실적 하락을 겪었다. 티케이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액은 6,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2.3%, 66.4% 급감했다. 건설 부문에서의 분양사업 지연으로 실적 공백이 발생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티케이케미칼은 SM그룹 제조부문 계열사로, 지난 2014년 건설업에 진출한 후 시행 사업을 진행하며 성적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2014년 776억원이던 건설 부문 매출액은 1,495억원으로 늘었고, 매출 대비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4년 9.6%에서 2018년 19%로 늘었다.

티케이케미칼의 건설 부문은 사실상 주택 사업만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토목과 플랜트 등의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주택 사업만을 영위하는 것이다. 티케이케미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건설 부문의 제품·상품 판매경로 중 아파트 내수판매가 매출 100%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코로나19의 확산이 분양시장을 덮쳤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파워를 지닌 대형 건설사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아파트 분양을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해도 청약 성적을 기대할 수 있지만, 중견 건설사의 경우 분양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파워가 각인돼 있어 사이버 견본주택으로도 흥행이 가능하지만, 중견사의 경우 브랜드 파워가 부족해 사이버 견본주택 대신 아예 분양을 미루는 방법을 더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티케이케미칼은 이달 올해 마수걸이 분양에 나섰다. 티케이케미칼은 지난 20일 경기도 양주 장흥면 일원에 ‘송추 북한산 경남아너스빌’의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섰다. 당초 이 단지는 수도권 비규제 지역이라는 점과 중소형 평형으로만 구성된다는 점에 청약 성적이 기대됐던 단지다.

하지만 대규모 미분양을 기록하며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송추 북한산 경남아너스빌은 604세대 1순위 모집에 295건의 청약이 접수되며 300세대가 넘는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어 특별공급과 1순위 미분양 물량을 포함한 324가구에 대한 2순위 모집에서도 117명이 신청하는 데 그치며 총 207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게 됐다.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고 올해 분양을 이어가야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분양 경기는 위축된 실정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는 66.7로 전월 대비 22p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분양 성적을 통한 반등이 요원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 조정, 정부 규제 등으로 분양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또한 증폭될 전망”이라며 “미분양 리스크를 고려한 사업전략과 함께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의 사업전략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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